4dr Date : 2006/12/13
2006.12.13


예정에 없었던 일로 월요일과 화요일을 흘려 보냈다.
돌아오는 길에 일부러 진주로 우회전하고 처음 가 보는 2번 국도를 따라
천천히 차를 몰았다. 김광석과 양희은을 반복해서 들었다.
2번 국도 역시 차와 사람은 적막했고 두 가수의 소리는 빈들을 돌고 돌아
나에게로 되돌아 왔다.
수요일이 되었는데도 나는 마음자리를 잡지 못했고 아침에는 늦게 일어나기까지 했다.
뭔가 나를 위한 환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흐렸지만 비는 그친듯 했고 미루어 두었던 밭의 퇴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봉성식당 앞에서 퇴비 한포를 더 사고 남은 퇴비까지 해서
호미 들고 두시간 가까이 몸을 움직였다.
마음과 머리의 pause 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침잠하려는 내 안의 속성을 다시
대면하게 만드는 반갑지 않은 장면이다. 때로 내 안의 어떤 요소를 가능하면
만나고 싶지 않을 때가 있고, 몸은 가장 정직하게 이 장면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그래 몸이 좋은 것이다. 육신.
오늘은 쉴까 했지만 밭일 다음에 시장하여 장으로 가서 역시 국밥을 한 그릇 먹고
저녁찬을 마련했다. 뭔 물고기 이름이 '닭대'냐? 낭태 비슷한 느낌의 매운탕감이
보이길래 물었더니 닭대라는 물고기란다.
두부를 한모 샀다. 옆 자리의 할머니가 "묵도 한나 사주지?" 하고 웃길래 잠시 흔들렸지만
나 역시 눈웃음으로 응대하고 그냥 돌아섰다.
문어포를 좀 샀다. "맥주 안주로 괘안하지." 하면서 영감님이 넉넉하게 주신다.
장으로 들어설 때 보였던 유일했던 한 마리 생대구는 나올 때는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제 위치에서 제 할 일을 하고 있었고 그들의 숨겨진 마음자리는 내 눈엔 보이지 않았다.
북적이진 읺았지만 장거리는 밝았고 내 마음도 한결 나아졌다.
차를 몰아 사성암 아랫말로 갔다.
그 마을이 보고 싶었다.
주차하고 좀 걸었다.
마을 안길로 들어가 둑방으로 올라서자 바로 강이 아래로 놓였다.
아무리 초라해 보이는 마을도 누군가에게는 고향이고 눈물자리고 웃음자리다.
왜 내가 오늘 죽연마을에서 나의 마음자리를 다잡고 지는 해를 바라보기로
스스로 작정했는지 그 연유는 알 수 없지만,
내가 나를 치유하고, 그 치유 수단으로 몸을 움직이고 분주하게 장거리를
돌아다니고 가망 없는 날씨에도 카메라를 들이대고 이곳에 이렇게 뭔가를 남기는
마감을 통해 하나의 祭儀를 완료하는 것이다.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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