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7





대부분이 알고 있다시피 나의 주요한 밥벌이 수단은 이른바 웹디자인이다.
기술장벽이 거의 없고 이제는 거의 전통적인 수공업 방식에 속하는 능력으로
제작하고 결재받고 있다.
하는 일이 그러하다보니 자연히 주변 사람들의 개인 홈페이지나 모임 홈페이지를
제작해 주는 경우가 많았다.
작년 연말부터 연초인 지금까지 이런 '돈 안되는' 사이트들의 리뉴얼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데 며칠째 반복해서 메뉴 수정과 번복, 다시 수정, 다시 번복을 거듭하는 사이트들이 있다.
솔직히 귀찮다. 하지만 이것이 관계이고 아는 사람들끼리 주고 받는 '부탁' 이니
그냥 별 생각없이 만들고 부수고 한다.
사이트를 제작해 주다 보면 주문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욕심 또는 의욕이 있다.
당연한 의욕이겠지만 대부분은 부질 없는 의욕들이다.
지금까지 만들고 부수고 리뉴얼한 사이트 제작 횟수가 대략 200개 정도 될 것이다.
하여, 그냥 저냥 적당한 사이트 제작에 대한 나의 의견은 경청해도 될 만한 정확성이 있다.
들어보라. 그리고 제발 말 쫌 들어라.


1. 메뉴
왜 그렇게들 메뉴 욕심을 내나?
메뉴 숫자 많으면 가오가 잡히나?
운영되지도 않을 것이 뻔해 보이는 게시판을 주절주절하게, 이를테면
사진방도 여행, 일상, 타인... 이런 식으로.
글도 내 글, 니 글, 너거들 글... 이런 식으로.
게시판도 공지사항, 게시판, 방명록... 이런 식으로.
영리 목적의 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단체 사이트는 만들어 주면서도 딱 주문자의
요구 절반 갯수의 게시판만 해도 충분하다. 그런데도 뭘 주절주절 늘여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보기에 간략하고 일목요연한게 좋지 않은가?
그 많은, 또는 중복성 메뉴는 균등하게 업데이터 되는가?
1963의 메뉴가 단 하나라서 뭐가 불편한 점이 나와 당신들 모두에게 있는가?


2. 디자인
디자인 중요하지 않다. 다자이너로서 힘주어 말하는데
웹사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의 편리함과 동선의 적합성이지
디자인은 그 순위가 다섯 손가락 밖이다.
그런데도 디자인에 목숨 거는 사람들 많다. 그리고 사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디자인과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다른 듯 하다.
클라이언터가 요구하지 않는 한 나는 거의 장식요소를 사용하지 않는다.
내 기준으로 보자면 사람들이 말하는 디자인이란 불필요한 '장식 요소'를
주렁 주렁 매달고 있는 것을 말하는 듯 하다.
자신의 사이트에서 움직이는 요소가 있는 것을 강조하는 사람들의 경우
플레쉬에 목숨 건다. 하지만 방문자는 플레쉬가 귀찮을 수도 있다.
아니 귀찮다. 메인페이지의 화려한 플레쉬는 나 같은 제작자가 견적 단가를
높이기 위한 용도로 활용하면 되는 것이다. 길을 나서면 움직이는 광고들인데
그게 식상하지 않은가? 멋 있는 메인페이지의 플레쉬는 사이트 오픈하고 나서
게시판에 식상한 인사말을 위한 용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머, 사이트가 너무 이뻐욘!" 그리고 다시 오지 않는다.
디자인은 필요에 의해 그 가치가 결정된다.
필요하지 않은 장식은 추하다. 그것이 대중들의 생각과 다르다면 대중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좀 교화되어얀다. 대중이 원한다면, 대중의 생각이...
이런 잣대를 무조건 들이대지 마라.
1963은 디자인 요소가 없어서 들어오기 싫은가?


3. 사이트가 과연 필요한가?
필요한가? 뭐 이렇게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만들 필요 없는 가벼운 행위지만
한번은 생각해 보자. 90년대 중반경 부터 사이트란 것이 기업을 중심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명함에 www.#$&$^%*%(&.com 같은 거 있는 회사하고 없는 회사하고
괜히 누가 더 선진적인가 하는 '척' 용도로 사용되었다.
메일도 4dr@hanmail.net 보다는 4dr@fourdr.com 같은 아웃룩 메일 주소가 좀 더
있어 보이는 시절이 있었다.
2007년이다. 10년 전에 플레이보이나 팬트하우스 사이트가 대한민국 남성들의
가장 인기 있는 방문사이트였던 시절이 아니다.
내가 볼 때 여전히 사이트가 필요한 경우는 아래와 같다.
- 기업 / 홍보 목적과 채용 정보, 주주들에게 기업 정보를 알리기 위해서
- 영업 / 대표적으로 쇼핑몰. 그것이 먹고 사는 수단이지 않은가.
- 정보 가치가 있는 자료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터 할 수 있는 사이트.
- 공익 목적의 정보를 출력하는 사이트들. 이를테면 성범죄자 명단 공개나 뭐 그런.
- 공공단체 / 민원 서류 다운로드, 온라인 접수 등은 여전히 더욱 강화되어야 할 컨텐츠다.


4. 그럼?
그럼 나머지 이에 속하지 않거나 거론하지 않은 개인들과 단체 등은?
가능하면 블로그나 까페를 이용하라는 것이 나의 권고다.
대부분의 개인 사이트와 이런 저런 단체 사이트 하루 방문자가 어떻게 될까?
아마도 대부분은 죽어 있을 것이고 돌아가는 사이트도 하루 방문자는 수십명 단위일 것이다.
블로깅이나 까페 운영은 돈이 들지 않는다. 더구나 우리나라 처럼 컨텐츠와 프로그램을
돈 주고 사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백성들에게 인터넷 환경은 한 마디로 축복과 같은 것이다.
공짜를 당연시한다. 물론 많은 공짜손님을 기반으로 포털들은 광고를 유치한다.
그래 네이버 정책이 어떠하다, 야후는 뭐가 어떠하다, 리눅스는 좋은 놈, MS는 악마,
뭐 이런 저런 원리주의자 같은 소리들 하지 말고 그냥 누릴 수 있는 공짜를 최대한 활용하라.
지금 당신의 블로그 1일 방문자가 30명이 넘는다면 개인사이트로 전환하면 아마도
하루에 10명 정도 방문할 것이다. 방문자 수를 중요시한다면, 사실 방문자 수는 중요하다.
방문자 수에 초연한 척 하는 블로거들이 종종 있는데 어차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든 거 아닌가? '그냥 주변 아는 사람만 나누어 보면 된다'는 사람들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그렇게 하고 제한된 범주에서 공개를 제한하면 될 것이다.
'나는 이 사람 저 사람이 내 블로거 보는 거 싫어!' 하는 사람은 정말 좀 웃긴다.
이런 사람은 양지다이어리 중성지 일기장을 사면 되는 것 아닌가.
여튼 내 이야기의 요지는 현재 당신들 블로거 1일 방문자 수는 당신의 블로깅 범위와
비례할 것이고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방문자는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블로그라는 시스템이다. 당신의 독자 도메인 사이트라면
어떻게, 누가 당신의 사이트 주소를 알고 들어오겠는가?
포털사이트에 검색 등록을 할 것인가? 키워드 등록을 할 것인가?
돈 많이 들자나! 그리고 뭐할라고 그 짓을 해. 성인 자폐증 환자들의 일기장을.
그러면 "iam1963.com 너는 왜 사이트냐? 블로그 하지 않고."
별 뜻 없다. 내가 시작할 때 블로그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무엇보다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장식' 요소가 너무 많은 '틀' 때문에 이렇게 출발한 것이다.
하지만 요즘 블로그 스킨들은 개인이 만들어서 장식할 수도 있고 제공되고 있는 스킨들로
대략 뭐 그 정도면' 만족스럽지 않은가? 사진 사이즈도 충분하게 보장하는 쪽으로
네이버건, 이글루스건 어디건 변하고 있지 않은가. 사용자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냥 이렇게 계속 있을 것이다.
개인 사이트로서 지금 현재의 나의 상황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여전히 블로그로 가면 지금 이곳보다 구조적으로 더 단순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작년 연말에 주변 사람들에게 호스팅 비용에 대한 메일을 보내면서
몇몇 사람들에게는 나의 이런 의견을 전달하려 했으나 그냥 포기했다.
내가 알고 있는 개인과 단체들은 기존의 블로깅과 까페를 스킨 조절과 관리 조절만으로
지금의 사이트 보다 훨씬 더 활용할 수 있다. 그러지 못할 이유가 없다.
수십억 들인 영화도 요즘은 관련 사이트 보다 그 영화용 블로그가 더 유용하지 않은가?
금년 하반기에는 내 의견을 전달할지도 모르겠다.
뭐하러 웹호스팅이다 도메인 갱신이다 돈을 버리나.
그런다고 그 돈들이 나한테 득이 되는 돈도 아닌데.

*사진은 연말에 지리산형네에서 잡아 준 닭의 똥집이다.
역시 똥집은 생으로 도마 위에서 소금기름에 마늘 한쪽하고 찍어 먹는 것이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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