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r Date : 2007/01/20
2007.1.20





'산수간에 집을 짓고'(서유구 지음/안대회 엮어옮김/돌베개/2005)
중에서 나오는 한 대목이다.


옛날에 몇 사람이 상제上帝에게 하소연하여 편안히 살기를 꾀하려고 하였다.
그 중 한 사람이 "저는 벼슬을 호사스럽게 하여 정승 판서의 귀한 자리를 얻고 싶습니다"
라고 하니 상제가 "좋다. 그렇게 해주마" 라고 허락하였다.
두번째 사람이 "부자가 되어 수만 금金의 재산을 소유하고 싶습니다"라고 하니 상제가
"좋다. 네게도 그렇게 해주마"라고 대답하였다.
세번째 사람은 "문장과 아름다운 시로 한 세상을 빛내고 싶습니다"라고 하자 상제는
한참 있다가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주마" 라고 답을 하였다.
드디어 마지막으로 한 사람이 나와 이렇게 말했다.
"글은 이름 석자 쓸 줄 알고 재산은 의식衣食을 갖추고 살 만합니다. 다른 소원은 없고
오로지 임원林園에서 교양을 갖추며 달리 세상에 구하는 것 없이 한 평생을 마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자 상제는 이맛살을 찌푸리면서 이렇게 답했다.
"이 혼탁한 세상에서 청복淸福을 누리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 너는 함부로 그런 것을
달라고 하지 말라. 그 다음 소원을 말하면 들어주겠다."


지난 밤에 이 대목을 읽다가 키득거렸다.
한마디로 옥황상제가 "이뤈 ㅅㅂ놈이, 그런 곳 있음 내가 가겠다 쨔샤!" 했다는 것 아닌가.
淸福이라... ㅅㅂ 그렇게 어려운 희망을 내가 품고 있다니.
일푼 없이 '적당한 집 없나' 하고 돌아다니다 들어와서 작업에 소용할 파일을 찾다가
소정 변관식의 그림 앞에서 다시 지난 밤이 생각나다.
그림은 소정 변관식의 '설경' 중 부분이다.
상제上帝야! 그냥 내 알아 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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