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22


일전에 '호곡나루'라고 올린 사진과 글은 정확한 호곡나루가 아니었다.
호곡나루라는 사인물도 있었지만 아니었다.
세번째 방문하면서 강을 따라 점점 더 깊이 들어가면서 실제 사용하고 있는
호곡나루와 호곡마을을 찾았다. 물론 나만 몰랐던 것이었지만.







점심 먹고 장모님과 언화와 함께 오늘의 여행을 떠났다.
출발부터 나는 산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계산리 지나, 압록 다리 지나, 곡성군 호곡방면으로 계속 들어갔다.
지난 번에 멈추었던 곳에 차를 세우고 좀 걸어 볼 심산이었다.

출발할 때 하늘은 흐렸지만 강으로 들어서면서 햇살이 조금 보였다.
오늘 강은 차분함과 빠른 흐름을 동시에 보여주었고 강물에 드리워진 산그늘이 유난했다.
1km 정도 강을 따라 걸어가며 셔터를 연이어 눌렀다.



























강을 따라 걷는 동안 두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전화 한통과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전화 한통이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전화를 끊고 곧바로 사진을 찍었지만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아름다운 강과
이 강을 걷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오버랩되었고
파인더는 흐려졌다.







소문 없이 쌀쌀했지만 강은 풀리고 있었고 수량도 많아졌다.
드문 드문 강의 표피를 뚫고 강바닥이 보였다.







바위가 많은 압록에서 곡성으로 이어지는 강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허락한다면 하루 종일이라도 앉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차를 타고 있는 상태에서는 보지 못하는 풍경들이다.
걸을 때 풍경은 훨씬 섬세하게 다가온다.
하동에서 여기까지 강변 종주를 한다면 하루에 끝내지는 못할 것이다.







칠순의 노인에게는 좀 무리가 있을 듯 했는지 언화가 돌아가자고 한다.
장모님은 이번에 너무 많은 이미지를 흡수한 탓에 지난 밤 잠은 좀 이른 편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생각한다. 적당한 몸놀림과 단순한 즐거움은 사유보다 직관을
자극하고 잠은 깊다.







걸어서 돌아오는 동안 해는 들어갔다.
오늘밤엔 황사가 온다고 했다.







어제 산에선 쑥과 냉이가 아직이었지만 강변엔 쑥과 냉이가 보인다.
주차해 둔 정자 곁에서 한동안 이것들을 수습했다.







호곡 강변으로 이런 식의 설정형 초가 정자가 몇 개 있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
언화는 만들어 온 빵으로 요기를 하고 장모는 나물을 캔다.
나는?







아름다운 자태로 만들어 온 간식을 먹는다.







다시 시동을 걸고 걷다가 중단한 방향으로 계속 진입했다.
장모님은, "돌아가는거 아이가?"
나는, "바쁘세요."
그렇게 다시 비포장을 5분 정도 들어가니 내가 알고 있던 호곡나루가 아닌
진짜 호곡나루가 나타난다. 이뤈...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나룻터이고 강을 가로질러 줄이 연결되어 있다.
사진 말고 실제 보는 것은 나도 처음이다.







고요했다.
평화로웠다.
이곳 사람들에게는 일상이지만 내 눈엔 특별한 강이다.
사용하고 있는,
관리하고 있는 사물에서는
사랑받고 있다는 태가 난다.







호곡나루로 이어지는 비포장 20여분의 강변은 아주 아름답다.
내가 경험한 강 모습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다.
이 강이 봄에 보여줄 모습과 색깔은 도대체 무엇일까.
본격적인 사진은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의 새벽강 모습일 것이다.
오늘에서야 비로소 헌팅을 완료했으니 금년 내내 이 강은 나의 주요한
이미지 목록이 될 것이다.







배를 타봐야지.
"윗줄을 당겨!"
라고 소리쳤지만 사실 나도 잘 모른다.
어느 줄을 당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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