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r Date : 2007/02/27
2007.2.27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고 나면 가족 나들이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학교라는 시스템은 부모들이 마음 먹지 않는한 방학을 제외한 시기에 장거리 이동은 힘들다.
부모들의 시간 또한 어떠한가.
농경사회에서는 가족들이 하루 종일 같이 노동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했을 것이다.
가족보다 친구에게 마음을 털어 놓는 것이 일반화된 것이 오래 전 일이다.
우림이네가 일요일 이른 아침에 서울을 출발했다.







일요일 늦잠을 자고 창을 열어보니 노고단으로 구름이 심상치 않은 것이
간밤이나 새벽에 비가 좀 온 모양이다. 그래 낮에는 좋은 하늘이겠다 싶었는데
일요일은 해가 보이지 않고 소문 없이 쌀쌀했다.
점심 무렵에 도착한 우림이네 가족들과 함께 재첩국수 집에서 한그릇을 나누고
861번 길로 매화놀이 나갔지만 해가 없어 매화와 나무와 강과 마을들은 빛나지 않았다.
매화마을을 중심으로 이제까지 이 길을 다닌 중 가장 많은 차가 이동하고 있었고
청매실농원 앞은 병목현상까지 보인다.
그래 드라이브와 강변에서 사진찍기로 만족하고 약간 어정쩡한 시간을
사성암 입구까지 차로 오르고 몇백미터 등반을 했다.
나는 내심 노을을 보여줄 심산이었는데 이도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전망은 언제나 확보되는 곳이라.







월요일.
성삼재행 도로는 이제 가능해졌고 차로 오르는 편안함을 간만에 맛본다.
남원쪽 육모정 종주도로는 아직 바리케이트 상태다. 따라서 정령치는 불가하고 만복대
가족등반 코스도 불가하다. 그래 오늘 아침의 이동 경로는 노고단이다.
성삼재에서 노고단 오르는 중간의 무넹기 전망대에서 화엄사쪽 계곡을 내려다본다.
572번 글에서 이야기했지만 그날 저 계곡을 타고 올라오던 고통스러운 기억이 새롭다.







작년 12월 15일부터 노고단 정상부는 개방되었다. 그 동안도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하루 200명 정도 입장이 가능했지만 전면 개장은 아주 오래간 만이다.
80년대에 두번 노고단을 찾았을 것이다. 그때 노고단은 정말 추악했다.
노고단을 정상을 중심으로 3면이 온통 텐트촌이었고 완전 개판이었다.
날씨도 좋지 않아 나에게 노고단은 아무른 감흥이 없었다.
그리고 10년 이상 노고단은 휴식년에 들어갔고 나무로 만든 등산로가 만들어졌고 2003년 가을에
운좋게 지리산형에게 편승하여 이곳을 밟았을 때가 실질적인 나의 첫 노고단이었다고 봐얄 것이다.
그날은 로프 보수작업을 하러 함께 노고단 정상부에 올랐던 관리공단 직원들과 우리뿐이었으니
참으로 좋았던 기억이다.
이제 3월이 오면 거의 5월 초순까지 산불방제 때문에 대부분의 지리산 등반로는 폐쇄될 것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내가 오르지 못하더라도 노고단은 10년 정도 더 휴식년에 들어가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하루에 200명 인원제한 프로그램 정도는 적절하겠다.
옛 문헌을 읽어보면 세석평전 같은 경우도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대규모 화재가 났었거나 화전으로 인한 인위적인 파괴가 있었다.
아마도 조선조 후반무렵부터 세석평전도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된 것 같은데
자연 스스로 결정한 변화가 아니라면 막아야 할 것이다.

















오르막 계단길의 잠시 내리막에서 잠복근무하다가 우림이네 가족들을 잡았다.







월요일이었지만 시간당 20여명 정도의 방문객은 있었다.
지형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해발 1500m 단위의 사면이 이렇게 잡풀로만 구성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전히 황폐하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고 어쩌면 다시 회복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여름 원추리꽃 군락지를 감상할 수 있는 천복이 나에게 부여될지 모르겠지만
100년전의 노고단은 분명 이런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노고단은 행정구역상 구례군에 속한다.
서쪽 전망대에서 구례방면으로 보이는 모습니다.
서울 손님들은 만족스러워한 따뜻하고 맑은 날씨였지만 시기적 특성상
전반적으로 탁하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왼편으로 보이는 능선길 같은 경우도 개방되면 3시간 정도 하산하면 문수골 형제봉쪽으로
이어져 섬진강을 보면서 하산하는 즐거움에 눈물 나겠지만 글쎄 언제 개방될까.
그런데 저 커플은 왜 노고단 와서 얼굴 접사촬영을 하나.







노고단 정상부에서 동쪽 방면으로 바라본다.
사진은 그렇지만 막상 늠름한 반야봉 멀리 천왕봉까지 보인다.
해발 1000m 이상의 대기는 맑은편이었다.
바라보는 곳에서 25km 저편에 천왕봉이 보인다.
간혹 대책없이 그냥 종주길에 나서버릴까 하는 충동이 일곤 한다.
산 속에서 일주일 이상 보낸다면 생각에 변화가 올 것 같다.
변화의 방향은 물론 모르겠다.
여튼 인간은 산행시 너무 완벽한 준비를 하는 것 같다.
배도 고프고 추운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불편함을 제거하는 것이 최근 산행의 일반적 경향이다.
이것은 철저한 준비와는 약간 다른 '불안감'과 레저 용품회사의 마케팅이 결합한 결과일 것이다.
장비를 제거한 인간의 생존율은 형편 없을 것이다.
일주일 분량의 식량을 준비한 배낭을 나는 상상조차 하기 싫다.
여튼 금년 하반기에는 2박 3일의 상투적인 지리산 종주 말고 원시적인 종주를 꿈꾼다.







언화는 노고단이 처음이다. 좋았던 모양이다.
좋지 않을 수는 없다. 노고단은 사면으로 모두 탁월한 전망을 보장한다.







우림이는 사진을 많이 찍었다.
솔이 보다는 많이 자지 않았지만 이동 중에 차 안에서 제법 잤다.
아이들은 왜 차 안에서는 잘까?







몇 무리의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고 다시 노고단은 적막하다.
역시 이 속에서 홀딱 벗고 풍욕이나 하면서 한나절 머물고 싶다.
21세기에는 불가능한 염원이다.







원래 내가 예정했던 시간을 훨씬 넘겼지만 그냥 여유롭게 노고단을 하산했다.
방금 알아보니 여러분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노고단 정상부는 계속 개방이다.
노고단은 성삼재 휴게소에 주차하고 노고단 대피소까지 1시간, 대피소에서 다리쉼하고
다시 노고단 정상부까지 쉬엄쉬엄 30분이다. 하산길은 성삼재 주차한 곳까지
1시간 정도면 가능하다. 정상에서 30분 정도 머문다면 3~4시간 정도의 가족단위 산행하기 적절하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을 경험하지 못한 것 같다.
참고적으로 아래로 정보 차원의 봄철 등산로 정보 내려둔다.
불쑥 불쑥 산행 주장하는 몇몇 종마들은 아래 정보를 참고하기 바란다.


2007년 봄철 입산통제가 2007. 03. 01 - 04. 30(2개월)까지 실시됩니다.
기타 궁금한 사항은 지리산사무소 055-972-7771~2로 문의해 주시면 상세하게 답변드리겠습니다.

* 노고단 성삼재 관련문의 : 지리산남부사무소 061-783-9100
* 뱀사골 관련문의 : 지리산북부사무소 063-625-8911

- 총계 38구간(195.6km)
- 개방 19구간(81.2km)
- 통제 19구간(114.4km)

개방탐방로19개 구간

장터목~천왕봉
중산리~칼바위~법계사~천왕봉
칼바위~장터목
백무동~하동바위~장터목
새재~갈림길~치밭목
중산리~순두류~법계사
쌍계사~불일폭포
대원사집단시설지구~유평마을
추성동~두지동
백무동~가내소
화엄사~노고단고개
노고단고개~노고단정상
화엄사~연기암
직전마을~피아골대피소
성삼재~무넹기
반선~요룡대~뱀사골대피소
정령치~팔랑치~바래봉~운봉
구룡삼곡~구룡폭포고기리~고리봉


통제탐방로19개 구간

노고단~장터목
대성리~세석평전
거림~1400고지
치밭목~천왕봉
유평마을~갈림길
두지동~선녀탕
선녀탕~천왕봉
가내소~세석평전
의신~벽소령
음정~벽소령
청학동~삼신봉~갈림길
불일폭포~삼신봉
범왕교~토끼봉
피아골대피소~임걸령
만복대~성삼재
당동~당동고개
뱀사골대피소~삼도봉~반야봉
쟁기소~반야봉
만복대~정령치







육회비빔밥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강으로 나갔다.
서울로 가야할 사람들이 출발이 좀 늦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삘받은 우림이네 가족은 "계속 GO!" 를 주장했다.  
현재로서 취할 수 있는 최고의 옵션, 오전 山, 오후 江의 최적지는 노고단과 곡성쪽 호곡나루다.
호곡나루로 나갔다. 비포장길 속에서도 뒷좌석의 두 여인과 한 남자 아이는 졸더라는...
햇살 좋고 강은 빛나더라.







요즘으로서는 드물게 할머니와 함께 사는 가족 우림이네.
요즘으로서는 드물게 밥벌이 시간 보다 노는 시간을 더 많이 잡고 있는 봉동리여인.
간만의 조우에서 두 여인은 어떤 접점과 대화를 찾았을까.







http://www.eye2eyes.net 주인장은 간만의 가족 나들이에,
좋은 풍경에, 장시간 운전도 피곤하지 않은 모양이다.
이제 그의 나들이 장소는 나의 거처이고 그의 거처는 나의 나들이 장소다.
이곳으로 내려오기 전, 친구들은 일부 우리를 말리기도 했지만 이제 그런 사람은 없다.
아마도 우리가 다시 서울로 옮기겠다면 모두 막아설 것이다.
"아냐, 그냥 구례에서 쭈우욱 살아!"







내 알기로 세 사람만의 짧은 여행은 아주 간만일 것이다.
여행이 짜증과 스트레스가 아닌 일상의 환기를 주었다면 만족스러운 방문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호곡나루에서 배타기는 이후 봉동리손님들만의 관광코스가 될지도 모르겠다.






해지기 전에 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이란 것이 나 혼자 생각이었지만
해가 질 무렵에 서울로 떠났다. 어두운 장수 방면 길이 험했던 모양이다.


4d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