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r Date : 2007/04/03

2007.4.3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무엇일까.
몇 년 전 아침에 통화하다가 들은 꾸지람이 생각난다.

"너는 뭐 하는 사람이냐?"

그 이야기를 듣고 며칠 아팠다.
나는 뭐 하는 사람일까.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세월이 흘렀고 근자의 나는
'뭘 꼭 해야 하나요?'
라고 반문한다.
그 질문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나의 일상이 그런 것이다.







오래간 만에 햇살이 좋았다.
오늘은 미루어 두었던 작은 사이트의 개편 작업을 한다는 것이 나의
지난 밤 구상이었지만 역시 햇살 핑계로 다시 나섰다.
어느듯 나의 일상은 이런 것이 되어 있다.
일은 약속 시간이란게 있는 법인데 좀 문제긴 하다.
하지만 쌍계사 건너편 계곡에서 즐기는 모처럼의 맑은 햇살은 거부하기 힘들지 않은가.







멀리서 보면 벚꽃이 그럴 듯 해보이지만 꽃잎이 지고 있다.
바람이 제법 불었고 사진으로 나타내기 힘든 꽃비가 내리고 있었다.







쌍계사를 오르자면 오른편에 해당하는 도로 위로는 차밭과 농장이 대부분이다.
이제 곧 차잎을 딸 것이다. 4월이네.







집을 짓기 위해 봐 둔 터인지 여튼 잘 닦아 둔 땅이 나온다.
돌아다니다보면 집터 욕심이 생기는 곳이 있다.
누가 봐도 좋아뵈는 땅은 역시 나와는 거리가 좀 멀다.







화개장터 쪽을 내려다보며 양갈래로 진행하는 계곡을 마주한 벚꽃길을 감상한다.
화개중학교 실내 체육관 앞의 초록 들판이 며칠간 내가 벚나무 가지를 중심으로
촬영했던 배경의 그 보리밭 초록이다.







예상하지 못했는데 오늘도 차가 좀 밀렸다.
지난 일요일의 황사 탓에 나들이객들의 여정이 좀 길어지는 모양이다.
지역으로 봐서는 좋은 일이다.







햇살 눈부신 날은 역시 생활이 보이는 꽃그림이 좋다.
복사꽃일까? 이 계곡으로는 제법 보인다.
'오페라' 라고 부르는 red 계열의 색을 닮았다.
내가 즐겨 사용하던 붉은 계열 색이다.







큰 비가 온 적은 없지만 계곡 물은 계속 불어나고 있는 추세다.
겨우내 산이 품고 있었던 물이다.
차가울 것이고 그 차가움이 차밭에 좋은 작용을 할 것이다.







이 벚나무 그늘 아래 주차하고 제법 앉아 있었다.
날씨는 쌀쌀한 편이다. 바람도 많이 분다.
오늘도 그렇고 이틀 동안 구례는 새벽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







이제 곧 이 색깔들이 득세할 것이다.
그것 역시 순식간일 것이다.
이 색깔들이 득세해서 산과 강을 점령하는 미션을 완료할 즈음이면
이곳으로 옮겨 온지 일년이 될 것이다.
그러면 대략 사이클은 한바퀴를 도는 것이고 나 역시 이곳의 풍광을
기록하고 정리할 예측 가능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다.







사실 읍내 벚꽃도 장하다.
읍내 동산 노릇을 하는 봉성산은 알고보니 산수유로 시작하는 꽃동산이었다.
지금 보이는 벚꽃 자리 바로 아래가 산수유 자리였다.
매화건, 산수유건, 벚꽃이건 읍내에도 화들짝 놀랄만큼 피었지만
각 꽃들의 메이저급 장소 때문에 홀대 받은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봉성산을 간만에 산책했다.







입구는 개나리가 장식하고 있었지만 사실 개나리도 이제 마지막이다.
뚝방길 따라 아주 길게 개나리꽃 군락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지나쳐 오기만 하고 지금에사 겨우 봉성산 초입의 개나리에 첫 셔터를 누른다.







오르는 중에 보이는 북초등학교.







정상에 오르기 전 샛길로 빠지면 산책하고 숨쉬기 좋은 산책로가 나온다.
짧은 거리지만 마치 산림욕장 같은 전형을 보여준다.
이놈에 마누라는 뻑하면 신발 벗는다.







봉성산 정상 누각에서 사성암 쪽을 바라다본다.
구례군의 벚꽃 축제는 저 곳에서 진행되는데 돌아오는 길에
둘러 보니 아직 뭘 팔고 먹고 하는 천막을 유지하고 있었다.
결국 금년에 나는 저 길을 제대로 찍지 못했다.
길지 않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길이고 녹음이 아주 훌륭한 길이다.
여름에는 오산 그림자와 나무 그림자가 쌍으로 펼쳐지니
마을 사람들의 피서지 명당이다.







봉성산 산책로 사이 사이에 동백을 제법 심어 놓았다.
이곳 동백은 다른 곳 동백보다 색이 곱다.
몇 컷 찍었지만 역시 동백은 땅바닥에 나뒹굴 때가 나는 좋다.
오늘도 이렇게 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내일은 제발 일상을 벗어나서 일 쫌 하자.


4d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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