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4.4


구례에서는 광주전남 지역방송 뉴스를 보게된다.
아홉시 뉴스 중반전부터 지역뉴스를 보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간혹 그냥 켜두는 뉴스 시간이 불편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 습관이 되었다.
그리고 의외로 작은 뉴스라 산수유마을도 나오고, 광양도 나오고, 내가 낮에 돌아다닌
풍경들이 나올 때면 반갑기도 하다.
타지역과 다르게 민주당 관련 뉴스가 많고 요즘은 이른바 '문화수도 광주'에 관한
뉴스가 많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설 당선작이 지하 건립 컨셉이라
랜드마크 기능이 약하다는 논란이다. 랜드마크? 이게 뭔가. 한 마디로
'머시기 하면 거시기'라는 시각적인 설명을 대표할 수 있는 건축물이나 조형물 이야기 아닌가.
이를테면 '서울하면 남대문' 뭐 이런 것 말이다.
그래 홍어좆으로 항상 등장하는 '시민여론' 이나 '국민여론' 이라는 수식어를
앞에 달고 '대략 좆치 않다'는 주장과 함께 이미 확정된 설계도면 수정해얀다,
못한다는 논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수도. 그 참 신기한 개념이다.
이게 문화중심 수도로 삼겠다고 작정하면 되는 모양이다.
충청권은 행정수도. 이건 좀 쉽겠다. 옮겨서 행정 업무는 보면 되는 거니까.
해당 부처 공무원들 옮겨 오고 기러기아빠 안되려면 가족들도 오고 학교도 더 생기고
아파트도 더 생기고 뭐 기타 등등도 더 생기고 관련한 기업들 본사는 아니더라도
제법 규모 있는 지사들도 생기면 얼핏 생각해도 되는 것 아닌가.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 제정이 확정되면서 얼굴에 화색이 돌고
'문화관광부 광주 이전'도 추진하는 모양이다.
좀 된 뉴스라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출발은 노무현 후보자 시절에 공약으로 내 건 사업인데,
1. 특별법 만들고
2. 돈 퍼붓고
3. 시장이 돌격형이면
추진되는 모양이다. 광주는 이 세가지 요건을 이미 갖추고 있다.
뭐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시각차이라면 '문화컨텐츠 중심'과 '문화산업' 기능을
강조하는 차이 정도이니 사실 둘이서 다툴 일도 아니다. 그래서 어차피 이른바
'동북아시아 문화허브'를 구축하려는 것 아닌가.
대학들도 발맞추어 겹지랄을 한다. '문화기획학과'를 신설한다, '관련 학위 설치' 한다는
둥의 먹물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모양이다.
여튼 '산업', '컨텐츠', '허브' 뭐 이런 고전적이고 트랜드적인 개념을 꿈꾸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산업, 컨텐츠, 허브 앞의 수식어 '문화'가 과연 가능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문화. 이게 뭔가.
네이버 백과사전을 검색해서 말미를 보면 이렇다.

"문화인류학에서는 미개(未開)와 문명(文明:高文化)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인류가 문화를 소유하며 인류만이 문화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문화란 인류에서만 볼 수 있는 사유(思惟), 행동의 양식(생활방식) 중에서
유전에 의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에 의해서 소속하는 사회(협동을 학습한 사람들의 집단)로부터
습득하고 전달받은 것 전체를 포괄하는 총칭이다."

인간의 창조성이 발현된 유무형의 '그 모든 것'이 문화다.
모든 문화가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문화의 상당 부분은 부정적인 것도 많다.
가장 흔한 문화에 대한 이해의 결핍은 문화란 것을 '문학예술 관련 행위'로
너무 집중시킨다는 점이다. '문화적'이란 표현은 '지적이다'란 표현과
비슷한 무게로 통용된다. 이런 현상은 위정자를 비롯한 칼자루 쥔 사람들과
시스템의 인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항상 문화사업이란 전시장 짓고,
공연장 짓고, 영화제 하고, 비엔날레 하는 것으로 '정형화'와 '가시화' 시키는 것으로
실적화, 업적화 된다. 실적의 마무리는 항상 금가위 들고 하는 테이프컷팅이다.
그래 결국 문화는 실적화되고 업적화된다.
참으로 반문화적이라고까지 표현 가능한 반지성적인 헛짓들이다.

사유, 행동양식, 학습.
이 세가지 과정이 바르지 않은 '수식어 문화'는 문화는 문화이되
악화를 구축하는 문화가 될 것이다. 문화수도를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1. 좋지 않은 사유방식을 만들고
2. 좋지 않은 행동양식을 만들고
3. 좋지 않은 학습결과를
양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좋지 않은 습관이 계승되는 것도 문화다.
김영삼이 집권하면서 전국에 박물관 천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산수를 해보자. 박물관 천개가 각각 최소한 100개씩의(턱도 없이 부족한 소장량이지만)
소장품을 가지려면 10만점의 소장품이 필요하고 그것을 선별하고 관리하고 전시기획할
최소한 천명의 전문분야 학예연구사가 필요하다.
그 계획대로 추진되었다면 대한민국에 '박물관 껍데기 빨리 건설하기 문화'는
완전 확고하게 자리 잡았겠지만 컨텐츠와 인력은 없는 공동묘지만 양산했을 것이다.
화강암 외벽 가진 갑갑한 건물이 동네 마다 하나씩 자리잡았다고 상상해보자.

내가 볼 때 근래 10년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확실한 이른바 '문화'는 인터넷이다.
공짜 메일을 퍼 주면서 한메일이 분위기를 잡았고 지식검색으로 네이버가 주도권을 잡았다.
싸이와 블로거는 그게 그건데 요지는 사용자가 직접 지 하고 싶은 말을 열라 떠든다는 것이다.
글이건, 퍼오건, 사진이건, 동영상이건 간에.
UCC? web2.0? 이거 별 거 아니다. 이미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고 매일 하고 있는
이 짓의 명칭만 다른 개념일 뿐이다. 여튼간에 이 광범위한 현상은 하나의 문화다.
대략 95년경부터라고 보면 이렇게 '한국적인 인터넷 문화'가 구축되는데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고 이것은 대단히 빠른 확산 속도일 뿐만 아니라 개발된 툴에 사용자들이
대단히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개입한 현상이다.
이 현상, 이 문화를 구축하는데 어떤 의도와 정책과 특별법제정과 앞서서 이끈 지도자는 없었다.
개발자와 일부 발빠른 벤처기업들의 노력을 양념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요체는 자발성이다. 긍정적인 문화가 되느냐 부정적인 문화가 되느냐는 바로 이 '자발성'에
핵심이 있다. 과학기술과 사용자들의 조합이 이렇게 일치하고 독립적인 매체는 인류역사상 없었다.
그러니까 환경론자들도 인터넷은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거대자본이 브라우저를 독점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면 개발자들은 가난한 사용자들을
위한 카피레프트 정신의 툴을 개발할 것이다. 이 본성은 사라질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명확한 문화적 현상 이외에도 가을이면 전어회를 먹거나 봄이면 꽃놀이 나가는 것도
강력한 문화다. 식문화와 놀이문화의 전국화는 자동차와 디카, 인터넷이라는
세가지 툴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문화양식이다.
문화 별거 아니다.

그런데 칼자루 쥔 놈들은 문화가 별것인줄 안다.
별것이어야 돈을 돌릴 수 있다. 통상적 문화생산자와 집행자들은
이 돈놀이가 너무 좋아서 얼굴 붉히지 않는 선에서 접수한다.
'오월 광주 정신'은 영삼이가 보상이라는 '돈'을 살포하면서 사라졌다.
영삼이는 되돤한 놈이다. 누가 금융실명제를 하룻밤 사이에 실시하고
조선총독부 꼭대기를 크레인으로 들어내고 광주를 돈으로 정리할 수 있겠는가.
먹을 것 없는 동네는 몇 천억, 몇 조라고 하는 돈이 살포되면 좆도 아닌 전문가집단이
지역구를 내세우며 자리 싸움에 돌입하고 갑자기 i와 e를 백년 전부터 이해하고
활용한 종족이었던 것 처럼 '건물 짓기 보다 컨텐츠'가 중요하다고 반발하는 척 하면서
건물짓기를 저지하지는 않는다. 너무 배 고팠기에, 자기 영역에서 한방 크게 먹을
것은 역시 그 건물과 관련과 조직에서의 자리와 집어 넣어야 할 작품과 공연이기 때문이다.
돈이 돌면 여럿이 즐겁다. 정작 문화의 수혜자여야 할 백성들과 배고픈 협의의 문화생산자들은
해당 사항 없다. 오월지식인 속에는 오월문화인도 있다.
거칠게 몰아가면 '오월 팔아 밥 벌어 먹는 인간들'이 있다.
그들이 진정한 오월人이라면 '문화수도 건설' 같은 '그 모든 지랄들'을 저지 시키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아닌 시스템 적응형의 그 모든 안티들은 그 모든 지랄들의
부스러기라도 주워 먹자는 집 나온 똥개와 다를 바 없다.
물론 나는 예술가가 아니라 사업자니까 혹시 이 사업 관련한 컨텐츠 제작 의뢰 오면 먹을꺼다. ㅎ







일전에 문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라나라 문화예술인의 55%가 자신의
생산물과 관련해서 월평균 100만원 이하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그 중 26.6%는 관련 수입이 없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라는 단체의위원장인지 이사인지 하는 김병익은 이런 문화예술인들의
경제적 현실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질문 / 이런 상황의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변 / 예술가들이 가난하다고 하는데... 이런 말이 위원장으로서 할 얘기는 아닙니다만
좀 예술가들이 당당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원칙적으로 예술위는 좋은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지원하는 것이지 예술가들의 가난을 해결해주는 데는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는 돈이 안되기 때문에 예술적인 열정이 나오고 열정이 빛날 수도 있습니다.
단지 예술한다는 이유만으로 지원할 수는 없습니다.

ㅎㅎ. '문학과 지성'이 그를 대표하는 이력일 것이다. 하...
'좀 예술가들이 당당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돈이 안되기 때문에 예술적인 열정이 나오고 열정이 빛날 수도 있습니다'
라는 소리는 어느집 워리 소린가. 베르메르 처럼 지 새끼들 굶어 죽고
고호 처럼 귀 자르고 미쳐 자살하는 것이 아직 예술이고 예술가인가?
웬만한 지방대학의 '순수'자 붙은 예술 관련 학과는 이미 미달 사태다.
부산에서 그림그리는 내 친구는 한동안 주유소에서 주유원으로 일했다.
그것이 지방 신문에 기사로 나오기도 한 모양이다.
술이 취해서 늦은 밤에 전화가 왔다.
"요즘은 토정비결 있제, 그거 한 문장씩 그린다."
그 소리 듣고 있자니 가슴에 피멍이 든다.
뉴라이트 이론가가 얼마 전에 한 말이다.
뉴라이트 쪽이면 무조건 반대해야는 것이 대한민국 '토론문환'데 조중동이 노무현 찬양하는
이 며칠을 보면서 나도 뉴라이트쪽 식자의 한 줄 문장 인용해 보자.

문화의 숨은, 그러나 진짜 기능은 (중략) 힘깨나 쓰고 돈깨나 만지는 사람들을
그나마 덜 설치고 덜 까불게 만드는 것이다.
- 전상인 /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사회학


4d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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