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5.8


'구례군민의 날'이 5월 7일과 8일 이틀 동안 진행되었다.
이곳 사람들이 말하기로 '둔치'에서 행사는 진행되었다.
구례군으로 들어오면 '서시천'이 있고 북쪽으로 실내체육관과 둔치 주변으로
체육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시설도 아주 좋다. 1년 가까이 몰랐는데 밤이면
이곳에서 읍내 사람들은 산책하고 운동하고 그랬던 것이다.
군청사이트를 들어가서 일정을 보려고 해도 진행 시간이 나와 있질 않다.
그냥 대략 가서 대략 구경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도 프랭카드 까지 걸린 행사고지 중 가장 눈여겨 볼 만한 것은 역시
'제19회 구례군민 노래자랑'







7일 밤. 좀 피곤하여 영실봉에서 갈치찌게로 밥을 먹고 있는데 불꽃놀이 소리가 들린다.
좀 늦은 것이다. 그것부터 보려고 했는데 우리는 오후 한 동안 뭔 일로 정신적인 에너지를
좀 소진당했고 여튼 좀 나른하고 막나가는 자들의 자세로 천천히 둔치공원으로 내려갔다.
파뤼는 시작되었고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모인 사람들도 산수유축제 때 보다 훨 많고 활발하다. 그게 아마도 산수유축제는 산동면까지
이동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고 '구례군민의 날' 행사는 읍내 둔치에서 진행되니 모다들
저녁밥들 지어 먹고 슬리퍼 신고 한번씩 들러서 주변의 먹거리 장터에서 술판도
벌이고 구경도 하고 그런 모양이다. 여튼 분위기 좋다.
부산에서 왔다는 딴씽팀은 초장부터 분위기를 잡고 드디어 '제19회 구례군민 노래자랑'의 불꽃은
활활 타 오른 것이다.
앗싸!







아시바 세우고 메인 조명도 때려 주고 밤기온은 포근하다.
놀기 딱 좋은 것이다. 몇몇 이웃들을 만나 눈인사와 목례를 나누었다.
이 행사는 '구례군청년연합회'에서 주관한다. 아마도 군청은 적당한 돈을 추렴하고
청년회에서 나머지 돈과 진행을 맡는 형식인 모양이다.
나중에 보아하니 비교적 젊은 3~4십대 사람들이 주축이었다.







노래자랑은 1,200명의 사람들이 신청해서 예심을 치르고 15명의 본선진출자를 선발했다고 한다.
굉장한 호응도라고 할 수 있겠다. 구례군민이 32,000명 정도이다. 남악제를 거의 보지 못해서
그 분위기를 알지 못하지만 아마도 '미인대회'가 절정이었을 것이고 이 행사의 절정은
역시 노래자랑이다. 1번 출전자는 17살 먹은 구례고등학교 예쁜 여학생이다.
연령층이 극단적으로 나누어지는 지역, 긍께 노인층과 어린아이들이 대다수인데 20~40대는
절대 부족이다. 따라서 관객석은 노인층이 압도적이고 드문 드문 중년과 그 가족들,
이런 식의 어린 친구들을 응원 나온 아이들로 나누어진다.
R&B 대략 난감. -,.- 사회자 혼자서 손 흔들기 분투중이다.







2번 출연자는 팔순의 어르신.
뒤에 급조된 '특별상'을 수상하셨는데 정말 놀라울 정도의 가창력이었다.
옥아~ 거의 샤우트 창법에 육박하는 성량과 기량을 노인이 발휘한 것이다.
체력이 근본이고 이곳의 노인들은 대부분 건강하다.
적절한 노동과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삶의 스트레스 지수가 낮은 원인일 것이다.







4명인가의 초대가수가 있었는데 그 중 3사람이 구례 출신이었다.
모두 케이블 i채널에나 간혹 나올 법한 카수들이라 도통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겠다.
공통점은 사회자의 소개에서부터 시작해서 '보기보다 유명하다'는 설명이
주를 이루었고 자신의 이름과 히트(?)곡을 반복 인지시켰지만 역시 대략 난감.
여튼 열심히들 불렀고 이런 무대가 아무래도 주요한 수입원일 것이니
더 열심히 하는 듯 했다. 딴씽팀은 매번 의상을 바꾸었다.







아, 이 친구. 21살이라고 했다.
멀어서 자세히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그냥 2~3곡 보다가 갈 것이란 나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버린 가창력의 소유자였다. '빈손'이란 노래를 불렀는데
정말 타고난 목소리였다. 집에 와서 '빈손' 이란 노래를 검색해서 들어보니
이 선수가 원가수보다 훨씬 윗길이다.
정말 넋을 잃고 노래를 들었다. 카수해야 되겠더라.
김범수와 임재범을 짬뽕한 듯 한 가창력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우리는 슬며시 무대 중앙으로 의자를 찾아 들어갔다.
수일 내로 군청의 비디오에서 이 친구 부분이 있다면 찾아서 이곳에 소개하겠다.
정말 몇 년간 들어 본 노래 중 쵝오!
그러나 시상에서는 대상이 아닌 그 아래 금상을 받았다.
아마도 이런 행사의 가수왕이란 것은 노래 실력보다 다른 요소들도 많이 보는 듯 하다.







그 다음 출연자는 읍내 '한부자 미용실' 싸장님.
도저히 중간에 일어설 수 없는 지경으로 연이어 몰고갔다.
초대가수고 뭐고 군민들의 노래 실력이 가장 재미있고 감탄스러웠다.
율동과 의상이 완벽했고 가창력보다는 무대매너와 노련함이 단연 쵝오!
내가 볼 땐 위의 '빈손'이 대상, 이 아주머니는 3등은 해야는데 아무 것도 받지 못했다.
노래는 노래로 평가하랏!







그리고 이 날의 메인게스트인 초대가수가 등장했는데...
나와 언화를 거의 사망 직전까지 몰고 갔다.







아무리 기억을 되살리려 해도, 이리 저리 검색을 해봐도 이 가수의 이름을 모르겠다.
(친절한 제보에 의해 카수 '서주경'으로 판명. 히트곡 '당돌한 여자', '쓰러집니다')
노래 제목도 모르겠다. 적어도 삼십대 후반이나, 거의 사십은 넘었을 연륜의 무대매너와
청중을 다루는 노련함. 구례를 좋아해서 구례에 오면 항상 가는 매운탕집이 있다는 이 카수.
이날 오후 비는 시간에 구례 유일의 찜질방 갔다가 나체로 사인 요구를 당했다는 이 카수.







앞자리의 영감님들 뒤집어지고 이 카수는 연단을 내려와 청중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악수하고 분위기를 유도했다. 그 동작이 여유롭고 절대 어떤 오버도 없었다.
그녀 자체가 오버의 화신이었다.







객석은 열광했고 내일 아침 8시 생방이 있다고 주장한 이 카수는
메인게스트 임에도 행사 중간에 4곡의 노래를 부르고 그렇게 우리들의
가슴에 불쏘시개를 던지고 서울로 서울로 떠났던 것이다...







오늘 이곳의 노래가 이미자의 '동백아가씨'인 이유는 바로 이 아주머니 때문이다.
앞의 초대가수의 열광적인 무대가 끝나고 차분하게 무대에 오른 이 아주머니의
'동백아가씨'는 그 자체로 이미자의 부활이었고 정말 조용하게 노래를 감상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성량이 풍부한 편은 아니었지만 '노래 할 줄 아는' 분이었고 음미하기엔 이 분이 쵝오!
동상을 받았다. 4등에 해당하는데 내가 볼 땐,
'빈손'이 1등,
이 분의 동백아가씨가 2등,
한부자미용실이 3등, 이런 결과가 타당한 심사가 아닌가 하는.
물론 나의 하드코어랩 스타일을 선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영화 '구례'는 이 노래자랑 장면을 여튼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시 구례출신 마지막 초대가수는 청중들에 의해 가려지고 행사는 종반을 행해 달린다.
이미 밤 11시가 넘어간다. 긴팔을 입었지만 서서히 싸늘해지기 시작한다.







섬진병원에 근무하는 분인 듯 하다. 프랭카드가 휘날렸고 아이를 안은 분은
이 여성출연자의 남편이다. 관객들의 호응이 가장 많았는데 직장동료들의
괴성이 많은 지지세력을 이끌어 내었다. 인기상을 받았다.







심사를 하는 동안 역시 '제18대구례카수왕'의 고별 무대가 있었다.
역시 카수끕이다. 딴씽팀은 지치지도 않고 옷만 바꿔 입고 계속 두가지 안무의 춤을 지속했다.
사람들도 많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마지막 압권은 행사를 주관한 '구례군청년연합회' 회원들이 다음 날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군민들에게 합동큰절을 하는 장면이었다. 일제히 양복으로 통일한 어깨 넓은 청년(?)이라는
장년들은 넙죽 절을 했고 나는 이들이 이후 이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사업과 지자체
관련한 선거에 나설 사람들이란 판단을 했다.
하지만 나 역시 봉동리 이장 자리를 그리 쉽게 포기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저들은 나의 잠재적 정적들인 것이다.

그렇게 자정 무렵에 행사는 끝이 났다.
화요일인 오늘은 둔치공원에서 하루 종일 읍과 7개면 천막이 준비되고
어버이날 행사를 중심으로 체육회 등의 행사가 계속 되었다.
아침부터 오늘 사진을 찍기 위해 짬을 노렸지만 불가피한 일들로 상사마을만
두번 오가고 장터 갔다가 작업도 해야하고 날씨도 덥고 해서 아쉽게 오늘 낮 행사 사진은
포기해야 했다. 허기 진 배를 움켜지고 장터국밥집에 들어 선 것이 정확하게 정오라
자리가 없을 것이란 각오를 하고 갔는데 손님이 절반도 없다.
"엄니, 점심 시간인데 왜 손님이 엄써요?"
"으, 아들 왔나. 둔치공원에서 공짜로 밥 주는데 여기를 오남."
그렇구나. 각 면 별로 천막을 쳐 둔 것은 어르신들 점심 대접을 하기 위한 것이고
이곳에는 어버이날이 살아 있다.
참 좋다.


*나는 가보지 못했는데 다행이 언화가 요가 끝나고 군민행사장에 들렀다.
사진만 봐도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실견하지 못 한 아쉬움은 제법 오래갈 듯.
아래로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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