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r Date : 2007/05/09

2007.5.9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은 지리산닷컴의 사무실이기도 하고
세금계산서 발행을 위한 개인사업자 4dr의 사무실이기도 하다.
간혹 등장하는 이름 인호형의 사진 작업 공간을 지리산형이 1년간 강탈한 공간이다.
이 공간에는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클래식카메라들이 있다.
나의 로망 핫셀도 있고 이름 모르는(나는 기종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다. 모양만 본다.)
올망졸망한 카메라들이 있다.
최근에 새로이 인호형이 형수 모르게(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렇다.) 들여온 콘탁스의
자태를 보는 순간 라이카M6의 로망이 되살아 나는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느꼈다.
이제 이 사무실도 이번달 말일 전에 훌훌 털고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야 한다.
옮길 사무실은 그때 가서 소개하겠다. 환상적인 마을로 간다는 정도만.
여튼 이제 이 사무실의 예쁜이들을 몇 소개할 시간도 된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몇몇 어제, 오늘 찍은 사진들을 둘 것인데 이것들을 살펴보니
공통점이 있는데 모두 '원래 그러하다'는 본연의 임무와 역할, 자태를 가진 것들이다.
그것은 참 중요한 것이다. 요상한 멀티 기능이 득세하는 세상에 '원래 그러한 것들'은
의외로 드물다. 자주 하는 말 '디스 이즈...' 들은 본연에 충실한 아주 쓸만한
의미 까지 더한 일상의 아름다움들이다.







정장 차림의 콘탁스.
멋있지 않은가.
라면 끓여 먹어도 될 반합 같은 단아함과 단단함이 느껴진다.







고전적인 디자인의 바디와 가볍지 않은 은장.
나사 하나 하나의 적절함, 탁월한 가죽 재질감, 무기로 사용해도 될 만한 무게감.







메인카메라로 이해하면 될 듯.
이것과 삼발이 짊어지고 산에 오르는 시간은 고통스러울 것이다.
가능하면 인호형과 같이 등산할 일은 아니다. -,.-







조그만 몸통의 요놈도 참 이쁘다.






햇차가 나왔다.
으름덩굴잎차다.
형네에서 내려오는 차는 모두 야생차라고 보면 된다.
소박한 봉투는 년전에 내가 디자인해 준 것이다.
비싼 패키지 만들자고 했는데 기어코 가장 싼 쪽으로 가버렸다.
오늘 다시 보니 이것도 뭐 괘안네.







아침에 산에서 두릅과 엄나물, 곰취가 내려왔다.
며칠째 티를 내었더니 형네가 더 견디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장에서 사 먹는 두릅은 향이 없다.
엄나물은 넓은 것이라 쩌서 쌈으로 먹을 것이고
곰취는 내일이나 생으로 삼겹살과 싸먹는 것이 '원래 그러하다'에 부합한다.
이 모두 아침에 형수가 산을 돌아다니며 따 온 것들이다.
하나도 버릴 수 없다.







어제 밤의 만찬은 이러했다.
장날이었고 어린 호박잎을 쌈으로 준비했고 역시 그 쌈장은 매운고추와 꽈리고추를
섞어 장을 만드는 것이 나의 오랜 '원래 그러하다'인 것이다.
아욱은 된장을 풀었지만 좀 맑게 끓였다.
그것이 원래 아욱국의 '원래 그러하다'가 아닌가.







약간 늦은 오후에 쌍산재로 급히 갔다.
몇가지 협의할 일들이 있어 파일 먼저 보내고 몸은 파일을 뒤쫓아 차를 타고 이동했다.
가자마자 주인장에게 기별도 하지 않고 문을 절반 닫고 사진을 찍었다.
내가 필요로 하는 포커스다.







하루가 다르게 감잎이 무성해지고 오늘 따라 건너채가 단아해 보인다.
여인들이 머물렀던 연원 탓일까.







금줄의 매력은 의미에 있을 것인데 '우리편은 봐 주고, 나쁜놈은 물리친다'가
재미있지 않은가. 원래 그러했다.







여름 소나기 올 듯 한 먹구름이 몰려왔다.
이런 때 사진 찍기 좋다. 채도가 높아지고 깊이가 더해진다.
서둘러 길을 나섰다.
상사마을 이장님이 오늘 분주하고 들판도 분주하다.
집으로 와서 언화를 태우고 장대비 속으로 드라이브를 나섰다.
우리는 원래 노는 아이들이니까.


4d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