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r Date : 2007/05/31

2007.5.30





화요일 오후.
하루 종일 비를 뿌리기 위한 분위기만 잔뜩 잡고 있던 하늘은
마침 비를 내려주었다.
천둥과 번개가 요란했고 비는 소박했다.
사무실 안으로 흙냄새가 밀려 들어왔고 사무실 뒷켠의
새끼 염소는 어김없이 울었다.
뒷집 아주머니는 마루에 앉아 계실 때에는 항상 염소의 울음에 대꾸를 하셨다.
그래서 그 염소와 사람의 '음메에에~' 소리는 제법 길게 대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하늘과 땅이 몸을 추스리 듯 한바탕 푸닥거리를
끝내었고 나는 형의 5D를 빌려 사무실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수요일 아침.
뒷집 영감님이 휠체어를 타신 채 길가에서 사무실을 향해 소리하신다.

"예, 어르신."
"핸드폰 있는감?"

번호를 누르고 전해드리니 아드님 계신 곳인 모양이다.

"그 사장 없남?"
"(...)"
"그라믄 갸한테 연락혀서 여그 지 엄니 물신이 구멍이 나부렀슨께
읍내 가서 하나 사가지고 논으로 가지고 오라고 혀!"

모내기로 마을마다 바쁘고 인부 구하기 힘든 시절이다.
모심는 기계는 하루 종일 돌아가고 물 순서와 기계 순서를
기다리는 이곳 오미리 들판은 아직 남아 있는 보리와 모판과
물을 가다리는 붉은 땅이 어울려 다시 한판 컬러쇼를 연출하고 있다.
염소야. 내가 서울것들 하고 통화할 때는 협조 좀 부탁하자.
니가 울면 나는 허리 이하로 갑자기 맥이 빠져서 마우스 잡은 손이 풀린다.

자정이 넘었다.
작년 5월 31일 새벽 3시 즈음에 구례에 도착했다.
벌써 1년이 되었다.
모두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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