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6.2


물은





문수제에서 시작된다.







내죽마을을 흘러내려







하죽마을 앞을 돌아 오미리로 이어지고







들판으로 수문을 열어 오미리 들판을 채우고 모심기를 시작한다.







전통적인 농법에서 이 물이 없다면 모심기는 막막한 것이며
물은 언제나 농번기의 화두였다.







오미리 들판을 만족시킨 물은 아래 19번 도로 건너편 금내리로 바로 이어졌을까?







물은 사무실 앞을 지나 운조로쪽으로 흘러 내려가고







운조루 지나 오미리 초입의 후미진 수로를 따라 어디론가 흘러간다.







용두리와 상,하사마을 초입으로 갈라지는 길목.
요즘으로 보자면 19번 국도에서 하사마을로 우회전하기 직전.







물길은 이곳에서 다시 한번 고민에 빠진다.
오미리를 채운 물은 이곳에서 아랫쪽 마을인
용두리를 채우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겠지만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어림없는 소리다.







상사마을과 하사마을로 이루어진 사도里로 물길을 잡는다.
사진으로 보이는 가까운 들판, 하사마을도 우선 순위가 아니고
멀리 보이는 들판 상사마을이 물의 다음 귀착지이다.
만약 오미리를 통과한 물이 용두마을이나 하사마을 논에 먼저
물을 댄다면 오랜 관행은 깨어지는 것이고 분란이 아닌 질책이
두 마을에 퍼부어지는 것이다.
마을과 마을간 세력 균형은 명확했고 이 질서는 쉽게 깨어질 사안이 아니었다.
상사를 채운 물은 하사를 채웠고 마지막으로 용두리로 흘러 들었다.
이 물길 따라 희비는 교차했을 것이고 이 들판은 그 이야기를
품고 묻고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 이제 물길 순서로 다툴 일 없는 세상이 되었지만
본질적으로 '마농의 샘'은 여전하다.
2007년 마농의 샘은 마을간 세력 싸움이 아니라 '세계화'라는
허상이 조율한다. 지역은 여전히 중앙에 견인 당하고
100년 전의 세력 균형이 지금 세상의 세력 균형보다는 팍팍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길은 평등해졌지만 FTA다 뭐다 농심은 어지럽다.
아직 밀은 남아 있고 모심기는 한창이다.






오후에 쌍산재 마당에서 물길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전화를 받았다.
아끼는 동생 꽃의 어머님이 별세하셨다.
파킨슨 증후군으로 마지막 몇 년이 힘드셨다.
내려와서 두어번 뵈었지만 단 한마디의 대화도 나눌 수 없었다.
일상과 세상을 향해 하시고 싶은 말씀이 많았을 것인데
그 답답한 마음을 어찌 헤아리겠는가.
구례군 용방면 하신마을이 어머님의 마지막 자리였고
꽃의 어린시절, 어머님은 상대적으로 빈곤한 마을이었던 하신마을에서
옆 마을로 품삯일 나가시곤 하셨던 기억을 전해 들었다.
진정으로 어머님이 이곳에서의 육신을 벗고 저 세상에서는
옆마을 마실도 자유롭게 다니시고 이웃들과 많은 말씀을 원없이
나누시기를 기원한다.
이제 용방 지나는 길에 언덕의 감나무잎만 봐도 어머님 생각이 나겠다.

지금 나오는 음악은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 La Forza del Destino' 에 나오는 대목이다.
영화 '마농의 샘'에서 사용하였다. 제목을 알게 된 것이 한참 후의 일인데
'운명의 힘'이란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운명은 극복의 대상인가, 거역의 대상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가.

영화 '마농의 샘' 이야기는,
http://www.iam1963.com/bbs/view.php?id=day&page=9&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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