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4 19:57

五美洞日課 / 악양 들

4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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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 들 소나무 두 그루는 찍지 않을 생각이었다.
누가 찍어도 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 일은 알 수 없는 것이라
납품해야 할 사진 중 주요한 대상이 악양 들 소나무였다.
돈은 6월에 이미 받아서 잘 소화를 했으니 들을 비우기 전에 촬영을 해야 했다.
촬영을 미룬 가장 큰 원인은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법 긴 시간 동안 사진에 대한 마음이 없다.
하루에도 두 번 정도 19번 국도를 따라 화개를 오가면서도 섬진강 한 번 찍지 않았다.
물론 대부분의 아침 강은 아름답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카메라 자체를 들고 다니지 않는다.
담배를 그리 끊으면 좋으련만 어느 날부터 요구가 있지 않으면 나와 사진이란 것은 무관했다.
사진을 찍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지리산닷컴도 뜸하다.
어느 시기까지는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조차 편안해졌다.
하루 전 밤에 당연히 방전되어 있는 카메라를 충전하고 알람을 새벽 6시로 맞추어두었다.
알람에 잠은 깼지만 몸은 깨어나지 않았다. 커피를 마시고 나가고 싶었지만 제법 지체되었기에
그냥 굳은 몸으로 집을 나섰다. 뭔가 허전하다.
토지면 소재지 지나는데 허전함의 이유를 알았다. 카메라 가방을 들고 나오지 않았다.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나는 지극히 습관적인 사람이다.
7시 좀 넘어 염두에 둔 위치에 도착했다. 원하는 조건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원하는 조건이란 두 그루 소나무 뒤로 멀리 산과 마을이 안개 또는 아침 운해 속에 존재하는
배경이 유지되는 가운데 동편에서 첫 빛이 악양 들을 비추는 연출이다.

그러니까헛소리다. 그런 날은 쉽게 오지 않는다.

더구나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10월 3일이 토요일인지, 개천절인지도 몰랐다.
많은 카메라 다리와 대포렌즈 중대가 악양 들을 몰려다니고 있었다.
옆에 있던 편집자에게 표정으로 “?”. 공휴일이란다. 젠장.
그러나 나왔으니 뭔가 건져가야 할 것이다.
200컷 이상 누르고 집으로 돌아와서 50컷 정도 남겼다.
나 역시 오래간만에 아이폰 사진이 아닌 렌즈카메라 사진을 모니터로 보니 확연하게
아이폰 사진과는 다르다. 카메라는 카메라다.
이제 또 언제 사진을 찍을지는 모르겠다.
모바일로 많은 것들이 옮겨 가면서 큰 사이즈의 사진을 시원스럽게 감상하는 재미가 사라졌다.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연동시키면 손바닥에서 1600픽셀 가로 폭의 사진을 보게 될 것이니 젠장인 것이다.
카메라는 다시 가방 안으로 들어갔다.


























































































 




















 






































































4dr@naver.com

  • 한-작은꽃 2015.10.06 22:31
    와우. 멋진 황금들녘과 소나무와 산과 전체적 정경이 정말 평화롭습니다. 마치 이태리 아씨시를 연상케하는 그런 멋진 풍경들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오랫만에 들어와 봤는데...글쎄요.. 예전의 그 큰 사진이 바로 안보이니까 여기까지 들어왔네요. ^^* 이장님!! 많이 모든 것이 변해가는군요~~ 항상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사진들....하시는 일들.....시월도 아름다운 열매와 색으로 물들어가는 좋은 계절 되시구요~다녀갑니다. 사진 잘 간직합니다.감사합니다.
  • 4dr 2015.10.06 23:56
    마음을 느낍니다. ㅎ
  • 비눗방울 2015.10.06 22:48
    이번에 아이폰6+로 바꿨는데
    지금 삼성컴본체와 엘지모니터(작아도 led F HD)24인치로 보는거랑 폰으로 보는거랑은
    하늘과 땅입니다
    요즘애들 말로 택도 없습니다
    이장님 업뎃에 제 화면에 코스모스가 피었답니다
    바람이 불면 흔들릴것 같은 이 느낌을 당분간 잘 지키고 있으렵니다
  • 4dr 2015.10.06 23:52
    고전적으로 살아야겠죠. 저는.
  • 소풍 2015.10.07 10:18
    예쁜 사진 때문에 제 맘도 예뻐지고,
    제 컴퓨터 바탕화면도 예뻐졌습니다..

    고맙습니다....
  • 4dr 2015.10.07 21:05
    예쁜 댓글입니당.
  • 리꿈 2015.10.07 10:54
    모처럼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고향같은 풍경이 느껴지네요!
    사진속에 시간이 담겨있는 듯 하네요.
    가고 싶어요...
  • 4dr 2015.10.07 21:06
    이런 풍경은 저에겐 중년 이후의 기억이죠. 고향은... 도시.
  • 2015.10.20 22:49
    우이씨, 와이리 좋노!^^
    어디서 찍었 건 두그루의 소나무가 시선을 빼앗네요.
  • 4dr 2015.10.21 21:48
    그들을 주인공으로 찍었으니까욘.
  • 산과들 2015.10.21 23:36
    멋찐 곳이군요 !! 한번 가보고 싶네요. 탁 트인 앞 들과 강을 보니 가슴이 씨~원~해지네요.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인감요? 한번 꼭 가보고 싶네요
  • 4dr 2015.10.22 22:32
    악양들입니다. 하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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