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2 17:10

五美洞日課 / 대화

4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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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이례적이지만) 아홉 시 좀 넘어 조명을 켜 둔 채로 잠이 들었다.

새벽에 잠시 의식을 회복하고 조명 끄고 바른 자세로 누워서 다시 깊은 잠에 들었다.

열 시간 이상을 잤을 것이다. 오래간만이고 몸이 좀 풀리는 듯했다.

최근 나를 본 사람들 대부분이 얼굴에 피곤이 덕지덕지하다는 소리들을 했다.

커피 한 잔 내려 먹고 하동읍으로 내려갔다. 치과.

일주일 이상 전에 하나로 마트 출입문에 얼굴을 들이 받은 이후로 그나마 매달려 있던

앞니는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작년 이맘 때 십 수 년 만에 순천의 치과를 갔었다.

이 주일 정도 오가며 신경 치료를 했었고 앞니는 건질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내 몸이니 내가 느끼기에도 앞니는 그냥 바람을 막고 있을 뿐이다.

후배로부터 소개받은 치과로 결국 걸음 한 것은 이 상태로는 어차피 되지도 않을 이빨이니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지경이라는 위기감의 발로였다.


/ 어찌할까요.

/ 일단 신경 치료를 좀 하구요. 나라가 갈수록 엉망이라 신경 치료에 보험료

지원을 점점 줄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경 치료는 돈이 되지 않아서 대부분 스켈링만

죽으라고 합니다.

/ 장기적으로 어찌 할까요? 어차피 앞니는 살리지는 못하잖아요.

/ 양쪽도 부실하니 바로 걸기도 힘들고그냥 제가 돈 벌기 좋은 방안은

앞니 세 개 임플란트 하는 방법이고

/ 돈도 돈인데 정서적으로 인조인간 되기 싫어요. 버틸 수 있는 방안이

/ 네 개를 잡아서 걸고 끼우는 방법이죠. 그런데 관리한다는 전제에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치아 상태로 봐서 관리하는 분 같지는 않고

/ 저 전동치솔 사용하고 치간치솔도 사용합니다.

/ 이똥, 그러니까 유식한 말로 프라그가 많은데요. 그렇다면 당뇨가 있어 입안의

침이 더럽거나요. 여튼 일차적으로는 유전적인 요인이 우선입니다. 그건 어쩔 수 없고요.

/ 장기적인 방안 정하고 이제 그냥 평생 이빨 맡길 병원 정해야 합니다.

/ 아뇨. 여러 곳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 그냥 선생님이 결정한다면 어찌?

/ 관리를 한다는 전제로

네 개 걸고 버틸 때 까지 버티다가 나중에 두 개 임플란트 하는 것이

/ 오늘 뽑나요? 앞니는.

/ 아뇨. 오늘은 그냥 가시죠. 마취할 때 뽑죠.

/ 앞닌데 막습니까?

/ . 뽑고 임시로 끼우고 한 달 정도 후에 뭐건 해얍니다.


일단 의견만 듣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데스크에서 비용과 기간 설명만 듣고

강을 따라 구례로 돌아왔다. 어차피 월인정원이 돌아오면 그 양반도 이를 손봐야 할 것이고.

한 달 안에 결정을 해야 할 모양이다.

이빨은 빼고 그냥 바보 영구 모양으로 사는 방안을 두어 명에게 물어보니,

사람들의 웃음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좌우가 더 빨리 붕괴할 것이다,

라는 소리들이다.

야생에서는 이빨 빠지면 사냥 못하고 대략 끝 아닌가.

제 각각의 경험에 따라 의견도 천차만별이라 그냥 며칠 있다가

우발적이고 감정적으로 결정해야겠다.







4dr@naver.com


 

Atachment
첨부 '1'
  • 3류브로카 2015.10.12 17:40
    채우지 않으면 일단 현실적으로 발음이 샐겁니다. 거기에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짧게 친 머리에 앞니 비어서 돌아다니시면 웃음을 감당하기 보다는 민생을 위협하는 동네주폭급 취급을 감당하셔야 할 지도 몰라요. 경험상 치과는 미루면 이자가 붙는 동네니 뭘 하시든 의사양반 지시에 따라 부지런을 떠셔야 돈도 고생도 덜합죠.
  • 4dr 2015.10.12 21:37
    머리가 짧다고 그런 선입견은 대략 지적인 이미지의 저와는 무리가 있지 않나요? 물리적인 사고를 낸 적도 없고. 그러나 오늘 저녁도 두꺼운 삼겹살이 메뉴였다는...
  • 비눗방울 2015.10.12 20:34
    앞니는 당연히 해 넣으셔야하고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은 치과를 가까이 해야된다는게 제 결론입니다
    제 갈때 제가 사용하는것들 들고 갈께요
    저도 지금 치과가 시급해졌지만 한달후를 외치고 있지요
  • 4dr 2015.10.12 21:38
    사용하시는 것들... ?
    틀닌가요?
  • 김은희 2015.10.13 00:31
    거사를 치룬 이장님의 모습을 생각하기 저도 모르게 그만, 그만, 푸하하핫.
    죄송합니다. 꾸벅. (이번 꾸벅은 받아주시려나욘)
    근데, 의사쌤이 계속 '관리'를 부르짖으시는데, 콜라와 믹스 커피를 조금 줄이셔야 하는거 아닌가 몰겠네요... 물론 스케일링도 구찮더라도 정기적으로 하시고요.
    그나저나 치과 댕기실라믄 힘드시겠어욘 ㅜㅜ
  • 4dr 2015.10.13 09:38
    콜라와 봉다리커피를 제 손으로 구입하지 않은 것이 좀 됩니다. 요즘은 남이 권하면 먹는 정도.
    그러나 방치했다는 판정에 할 말은 없지요.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자기 관리에 성실한 인간형으로... 에 또...
  • 나무와 숲 2015.10.13 09:16
    아프면 행복하기 힘듭니다. 아프지 마십시오.

    이장님 인상에 앞니가 없다?
    시골 생활은 어려울 듯 합니다. ㅎ
  • 4dr 2015.10.13 09:38
    저를 우습게 보시는군요. 칫
  • 게꿀 2015.10.16 07:42
    짧은 머리에 앞니없는 이장이라... 웃는 얼굴에 이빨하나를 볼펜으로 칠해놓고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그 이미지가 상상이 안가서 ㅎ
  • 4dr 2015.10.16 15:37
    그래서 제법 간지가 났습니다.
  • iam1969 2015.10.19 10:24
    처음에는 1/3은 있었는데 1년이 지나니 그것도 사라져서 거의 2년반을 앞니 없이 살았습니다. 지금은 걸고 심고 - 그것도 관리를 전제로 - 인간답게 보이기는 합니다만. 관리 하셔야 해요! 라도 하면서 자기전에 커피 마시고 양치질 생략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마시고 양치질 생략하는것을 힘들어하지 않는 제 입장이지만...관리 하셔야 해요.
  • 4dr 2015.10.19 13:32
    그 앞니로 계속 먹방을 했었군요.
  • 산과들 2015.10.21 15:51
    이장니임~ 앞니 두개 걍 뽑으시고 난 후, 짧은머리 + 앞니 두개 없이 웃고 있는 표정 = "기록 사진" 으로 남겨놓으면 아주~~~많이~~ 인기 짱 !!! 예상 - 모델료 급상승 예상합니다 우~우~ㅎ
  • 4dr 2015.10.21 21:48
    그런 모델을 선호하는 매체가 있는 모양이죠.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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