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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네가 홍성에서 잠시 내려와 하루 머물다가 갔다.

일탈과 호호가 중심적으로 준비한 프리마켓 <콩장>도 볼 겸해서 일정을 그리 잡은 모양이다.

거의 1년 만일 것이다. 간혹 나에게 그들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일상적으로

무심하리만치 아무런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다. 이렇게 내려오기 전에 누군가 한 사람 정도에게

기별을 하고 그러면 주변으로 대략 소식이 전해지고 그날은 그렇게 저녁을 먹겠구나 하는 염두만 둔다.

 

나는 일상적으로 누군가보고 싶거나 그립지 않다. 영후가 훈련소로 간 그 일곱 주 동안의

특이했던 면도날 심장의 날들은 수료식이 끝나고 나자 다른 부모들의 말처럼 그냥 그렇게 사라졌다.

그렇듯 대부분의 인간 포유류는, 특히 수컷 포유류는 민감한 파동을 껍질 속에 내재한 채

일상으로는 스스로도 느끼지 못하는 그렇고 그런 무딘 감각들을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콩장>이 끝날 무렵, 대략들 피곤한 상태이기도 하고 날이 갈수록 집에서 밥을 준비하는

일이 귀찮은 여름이라는 계절 탓이기도 하지만, 양장피 하나 시키고 산동 중동구판장에서

닭이나 한 분 튀겨서 먹자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치킨 한 마리 찾으러 이십 분 거리를 차로

이동하는 왕복 사십 분 정도의 시간 동안이 윤하 없이 박 과장과 차 안에서 담배 피우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여가였다.

사천에서 무얼까?가 도착하고 모두들 밥상 앞에서 맥주잔이라도 부딪힌 시간은 저녁 여덟시.

자정 넘어서 월인정원과 나는 먼저 일어났고 술 좋아하는 후배들은 계속 달렸을 것이고.

 

홍성이건 구례건 행정단위는 시골이다. 물론 규모와 구성 인자들의 성향과 주요 관심사는

큰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봤자 시골이다. 여기서 바라보는 홍성과 다른 곳에서 바라보는 구례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나 역시 필요한 정보는 키워드 검색으로 수집하고 누군가의 블로그나

뉴스에 나온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접근하고 판단하다.

결국 내 판단의 근거는 누군가의 글이거나 사진인 경우가 팔 할이다.

거의 모든 정보는 공개되기 전에 이미 많은 선택과 포기, 즉 판단이 내려진 결과물일 수밖에 없다.

이미 편집당한 상태다. 날것의 정보는 내가 현장에서 사건사고를 목격하는 경우 이외에는 없다.

물론 나는 정보의 이면이나 그 정보가 나온 이유 따위에 대해서 생각하는 편이다.

국민의 관심사라는 말처럼 우스운 표현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관심을 유도당할 뿐이다.

 

결국 우리는 그 동네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내가 알고 있던 정보의 이면을 듣곤 한다.

그 결과, 좋은 놈이 나쁜 놈으로 변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찰나면 가능하다.

사실 내가 알고 있던 정보 A에 정보 B가 더해지는 경운데 우리는 이전 정보를 버리고

새로운 정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홍성에 사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홍성과 구례에 사는 사람들이 말하는 구례이야기로

술잔은 비워지고 배는 채워지고 나는 베개를 청해 옆구리를 바닥에 붙이고 주로는 귀동냥하는

나른한 자세로 대화에 참여한다. 무엇보다 나는 역시 대화의 대부분이 궁금하지 않다.

궁금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내 판단이 있다는 것이고 그 판단은 공고하고 나는 쉰둘이다.

 

이야기 중에 이른바 우리들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소재로 등장한다.

제 각각 경험한, 그런 경우가 간혹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지만 고정된 이미지

가지고 마치 확인하듯이 접근해 오는 초면의 그들에 대한 난감함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뭐랄까사진으로 보이는 초록의 텃밭에서 김을 매는 모습을 보고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은

사람에게 그 일이 정말 하기 싫다는 표현을 하기는 힘든 것이다.

사실 철학적으로 자연친화적이거나 환경론자적인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닌데,

더 맛있다는 이유로 텃밭에 농약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이고 밥상 사진을 올렸을 뿐인데

지속가능한 그 무엇을 위한 의도적 실천 행위로 규정되어 버리면 난감한 것이다.

당신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말건비교적 자유분방하거나 건방지거나 경계 없이 행동한다는,

또는 그리 행동하려는 나조차 경건한 자세로 접근해 오는 당신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으니

후배들의 이야기가 아주 한 귀로 흘려보낼 내용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 의도하지 않았는데, 당신이 생각하던, 심지어 꿈꾸었던 모습을 어떤 사이트 또는

블로그에서 발견하였을 때, 부디 단지 그것은 편집된 이미지이고 무엇보다 단지,

그들의 삶일 뿐이라는 시선이 필요하다. 관람용이지 일체화를 위한 용도는 아니다.

그들의 행복은 그들의 결정에 따른 것이고 당신은 그들이 가지지 못한 다른 행복을 가지고 있다.

선택은 무엇인가를 소유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인가를 포기하는 결정이기도 하다.

이효리 블로그도 아닌데 표현에 대한 책임은 어쩔 수 없이 따라온다.

 

그래서 그 관심이 싫은가?

아니다. 그 관심을 열 배 정도 증폭시키면 지금보다 열 배 정도 책을 더 팔 수 있을 것이니

괜히 무심한 척하거나 그것이 허망한 허명놀이라는 식의 자세는 나로서는 솔직하지 않은 태도다.

어차피 오미동 곽이장이나 나나 방문자 수와 댓글 수를 헤아리는 밤의 맥락은 같다.

나 역시 더 유명해지는 길이 안락한 노후를 위한 한 방편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고

나를 판매하는 일에 점점 더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완전한

익명성을 보장받고 싶기도 하니 착한 국정원장 되기같은 헛소리는 헛소리다.

그러나 나나 당신이나 어차피 서로에겐 그들의 삶이다.’ 젠장.

 

 

 

 

 

 

 

 

4dr@naver.com

 

 

 

 

  • 오리 2014.07.21 04:41

    233BE13C53C8F69D01F102

     

    장맛비 내리는 노포동 터미널 꽃집 앞에서.

    우중 꽃이 햇빛아래 보다 더 곱네. 이런 젠장

    저는  다가오는 순서대로 삽니다..ㅎ

    .작년에 맛 본 일탈님 짜이가 생각나고 윤하 태어날 때 함께 축하해줬던 일도 생각납니다.

    행복한 마음으로 여러해 이장님께 묻어 지냈습니다..

    다시금 고맙습니다.

  • 4dr 2014.07.21 22:59

    노포동이라.

    이전엔 그곳에서 양산 월평초등학교 벚꽃구경 가는 버스를 탔었지요.

    긴 생머리에 물감 투성이 작업복에 스케치북을 든 청년.

  • 빗방울 2014.07.21 08:16
    보이는것 과 보여지는것의 차이를
    인정하면 됩니다~^^
    그리고 소소한 일상을 바라보며
    가끔씩 끄덕 끄덕하면 됩니다.
    빗속에서 풀베는게 힘들고 싫다면
    그냥 하루만 자고 오면 됩니다~^^
    전 시골을 좋아하지만 비오는 날
    신발에 흙 이 튀는게 낯설었거든요..
  • 4dr 2014.07.21 23:00

    저는 어릴 때부터 시골에 가면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어욘.

  • 파르티잔 2014.07.21 10:36

    콩장에 가야 했는데 가족모임이 멀리서 있어 다녀왔네요.

    박까장도 한 번 봐야 했는데.. 윤하도 궁금하고.

    뭐 잘살겠지만.

     

    아닌척 하지만 참거래매출에 매일 신경쓰는 것이 지금 저의 인생이죠. ㅎㅎ

     

     

  • 4dr 2014.07.21 23:02

    그런 일상이 뭔 문제가 있나요.

    그대도 한 켠에 '그 무엇을' 찾는 불치병을 아직 가지고 있으니...

  • 나무와 숲 2014.07.21 12:34

    예순이 되면 '젠장'  안하게 될거나 ? ^^

    글도 좋고 철자 틀린게 없어 더욱 좋습니다.


    대화가  재미 없어지는게 내 생각과 입장이 공고해 져서였군, 흠.

  • 4dr 2014.07.21 23:02

    꼭 그렇다기 보다는 생각해보면 그럴 것 같기도 하고요.

  • 까칠한 콩쥐 2014.07.21 23:13

    저에게 있어 구례는

    '너무 이상적이야~!!!".............이런 '젠장'...

     

  • 4dr 2014.07.22 01:07

    이런 여성들에겐 보통 방안에서 나오는 벌레 몇 종 보여주면 상황 정리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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