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의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 탓이겠지만 통화나 메일 말미에 영후의 안부를 묻는 일들이 잦다.
모두 걱정되겠다는 전제다. 솔직히 그런 사건들로 인해 특별하게 걱정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나는 그런 뉴스를 거의 보지 않는다. 사실 세월호 이전까지 뉴스를 거의 보지 않았다.
포털에서 헤드라인만 보면 세상이 어찌 돌아가고 뉴스를 생산한 세력의 의도까지 뻔히 보이니
기분 나쁜 내용까지 시시콜콜 읽어 볼 필요는 없다.
일상적으로 전화가 자주 온다. 무료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임 병장 사건 때에는 정기 휴가로 구례에 있었고 윤 일병 사건이 알려진 무렵에는
뭉크展을 본다고 미루어두었던 2박 3일 휴가를 서울에서 보내고 복귀했다.
이렇듯 항상 확인되는 나날들이기에 1년 전의 조바심은 사라졌다.
무엇보다 남들이 괴롭히면 견적 걱정하지 말고 그만큼 두들겨 패라고 주입시켰기에
부당한 대우가 계속되어 최악의 상황을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
저녁 무렵에 전화가 왔다. 금요일까지 연락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는데.
갑자기 '인권' 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몇 시간 뒤에 뉴스에서 전군이 그러했다고 한다.
인문학 책을 2권 보내 달라고 한다. <백경>을 보낸 것이 일전인데, 다 읽었냐?
읽었다고 한다. 인문서는 뭐하게? 갑자기 공부를 해야겠다고 한다. 그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물론 '학교공부 말고' 라는 단서를 잊지 않았다. 목소리와 직선적 요구가 좀 뜻밖이었고
그냥 허튼 소리는 아닌 듯했다. 알았다.
통화 끝나고 가까운 인문서 편집자에게 일종의 커리큘럼을 부탁했다.
영후는 잘 있다.
'참 다행이다~'
저는 몇 달간 책하고 담을 쌓고 있어요...(책을 몇 장 보다가 포기한 경우가 몇 번이었는지...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