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6 23:18

五美洞日課 / 희상이

4dr
조회 수 242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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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골로 나무하러 가는 트럭 안에서 전화를 받았다.

입력된 이름을 보고 이내 입가에 웃음이 흘렀다.

그런 사람이 있다.


, 희상이! 자네 혹시 구례 왔는가?”


몇 년 만에 소리로 소통을 한다.

일전에 페이스북 메신저로 역시 몇 년 만에 몇 자 주절거렸었다.

전화 한 통으로 느닷없이 1989년에서 2002년 사이의 시간들이 와락 달려들었다.

전시를 한단다. 굳이 올 필요는 없지만 도록을 보내겠다고.

가겠다고 했지만 어쩌면 오픈 당일에 만나질지 모를 먼 과거의 얼굴들이

부담스럽거나 아플 수 있어 수요일에는 가지 않을 것이다.

전시 기간 중 하루는 가서 직접 그의 작품을 보고 싶다.

월요일 아침 사무실 앞에 놓여 진 우편물을 뜯어서 그의 흔적들을 일별했다.



141217001.jpg



아는 사람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

절대 유명한 작가도 아닌 그의 테라코타에 한참 눈을 두었다.

원래 그의 매운 손맛을 좋아했었다.

100년 만에 작품에 대한 비평을 쓰고 싶을 만큼 좋았다.

그가 만진 흙사람들에서 여전한 그가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광주나 인근에 계신 분들은 꼭 보시라.

의무방어전의 알림이 아니라 도록으로만 봐도 우리 삶이 시큰거린다.

고전적이거나 전통적인 미술을 오래간만에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짧은 시기였지만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 자체에 미쳐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무엇이 제일 좋은지 아나?

그 아무 돈도 되지 않는 내 작업으로 가득한 작업실에서

홀로 앉아 있는 그 아편 상태다.

테라코타로 가득한 그의 작업장 사진을 보면서 신산한 내 마음은

얼핏 그때 그 시절 그 아편을 부러워했을 것이다.


광주 롯데갤러리. 1217~31.

조각가 김희상 사람꽃-희로애락(喜怒哀樂)’







4dr@naver.com







Atachment
첨부 '1'
  • 무명씨 2014.12.17 08:53
    흠~~
    일등이군!
    저는 손재주많은 분이 부럽더군요.
    남도에 살지 못하니 전시회는 패스!
  • 4dr 2014.12.17 21:17
    엇, 한 분이군요. 소중한 댓글입니다. ㅎ
    참고적으로 저는 손이 차암 작습니다.
  • 대구이씨 2014.12.18 09:11
    그러한 질감에도 미소가 있는 사람에 아름다움을 봅니다
  • 4dr 2014.12.18 20:01

    만든 사람이 그러합니다.

  • 씽씽솜달이 2014.12.18 13:09
    투박한듯하면서 따스한손길이 느껴집니다
  • 4dr 2014.12.18 20:01
    기능적으로 해라라고 부르는 주걱을 다루는 결단력이 있습니다. 한 번에 흙을 긁어냈다는 느낌이 있지요.
    그 한 번에 느낌이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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