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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른 일 하지 않고 있다.
지리산닷컴에 짧은 글 몇 번 올리고 엔진 온도를 올리려는 노력 중이다.
그래봤자 뭔가를 파는 일이지만 그래도 역시 그렇게라도 들락거리고 댓글 달고
하는 것이 무대책으로 버티는 것 보다는 생산적일 것이다.
나의 일과는 지극히 반복적이고 비생산적인데 거의 3개월째 비슷한 자세로 있다.
늦잠을 자고 오미동에 도착하면 먼저 난로 불을 피우기 위해 난로 청소를 하고
커피 물을 끓이고 밖으로 재를 버리고 들어오는 길에 바로 옆 카페로 가서
봉다리 커피 하나를 들고 나온다.
나는 의도적으로 봉다리 커피를 구입하지 않고 있는 중이다.
봉다리 커피는 하루 한 잔. 몇 개 월 전에는 대여섯 잔 정도. 내린 커피 두 잔 정도.
지난 가을 치과 치료 이후 자연스럽게 확 줄였다. 그러나 시작은 여전히 봉다리다.
봉다리와 콜라를 의식적으로 멀리한 지난 5개월 정도의 시간 동안 배둘레햄이
좀 줄은 듯하다. 코카콜라 500ml(224kcal)에는 각설탕 14개가 들어간다.
여튼 불쏘시개 넣고 가스로 불 붙이는 동안 커피를 홀짝거리고 연기가 난 틈에
실내 흡연을 딱 한 번 한다.
창문을 활짝 열어 둔 상태이고 빵순이들이 방학 기간이기 때문이다.
쪼개 놓은 나무 중 하루 분량을 몇 번 옮기고 작업장 청소를 한다.
대략 그 즈음이면 홍수 형이 귀신 같이 알고 출근을 한다. 이때 내린 커피를 첫 일 잔.
메일 등등 확인하고 자 슬슬 일을 해볼까 하는 순간 대개 손님이 온다.
자연스럽게 점심으로 연결 되거나 선약 점심 자리로 이동.
돌아오면 치간 치솔과 양치질을 하고 다시 커피 내리고 글쓰기에 용맹정진 하려는 순간…
다른 손님이 온다. 다시 커피를 내린다. 손님이 간다. 설거지를 한다.
약간 급한 마음 상태에서 오늘도 실적이 없을 것 같은 예감으로 다시 자리에 앉는데…
홍수 형이 오후 출근을 한다. 다시 커피를 내린다. 멍하게 앉아 있다. 홍수 형이 간다.
대략 작업 포기하고 마당으로 나와 도끼질을 몇 번 한다. 들어와서 인터넷 좀 보다가
얼굴책 구경하다가 대략 퇴근한다.
내일은 진짜 글 쓴다,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된다,
구례를 2주일 정도 떠나서 진짜 칩거를 해야 할까…
등등의 상상을 하며 운전을 한다. 지난 90일 동안 거의 60일은 이런 일상의 반복이었다.
실상을 모르는 손님들 멘트는 똑 같다.


“많이 바쁘신데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15031301.jpg



영후가 짧은 포상휴가를 다녀갔다.
이번에는 작정하고 그냥 글 쓰는 일만 하기 위해 구례로 왔다.
정확하게는 부대에서 끄적거린 메모를 부지런히 타이핑하면서 완료하는 일이다.
도착, 밥, 글, 취침, 밥, 글, 밥, 글, 취침, 복귀.
아침에 영후가 떠나고 나서 내가 한 일은 다시 약간 긴 청소와 녀석이 입대 이후
쓴 글들을 파일 하나로 모아서 일별한 일이었다. 대략 200자 260매 정도 분량이다.
제법 읽는 재미가 있었다. 작성 한 타임 테이블 중에서 몇 개 보면 이런 식이다.


2015.1.4. 22:09
어제는 하루 종일 행정반 의자에 앉아 잠만 잤다.
오늘도 근무취침을 했기 때문에 저녁시간까지 잠만 잤다. 주말이 허무하게 사라졌다.
지금은 공부연등 중이다. 회의실에서 4명이 같이 공부 중이다. 대부분은 토익 공부를 한다.
간부도 가끔 공부를 한다. A상병은 내 옆에서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보고 있다.
조금 전에 B하사가 와서 이런 책 말고 도움이 되는 책을 보라고 하고 나갔다.
그는 토익을 들고 있었다. 무슨 기준으로 토익문제집은 도움이 되고 E.H 카는 도움이
안 되는 책으로 분류한 것일까? 나 또한 이런 경우가 많았다.
내가 보고 싶어서 보는 책에 참 많이들 태클을 건다.
도움이 되고 안 되고는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닐까?
배움은 생활 속에 있기 때문에 배우고자 한다면 게임을 하던 책을 보던 밥을 먹던
무언가 배우고 느끼는 것이 있을 거다.


2015.1.21. 04:07
지금 행정반에는 나를 포함해서 교대장, 당직사관이 모두 엎드려서 자고 있다.
멀리서 봤을 때 그 형상이 사람이라기보다 그냥 국방색의 덩어리다.


2015.1.26. 10:26
오늘 하루만 오대기다.
2015.1.26. 15:13
누워있다.
2015.1.26. 19:24
누워있다.
2015.1.26. 22:12
결국상황이 안 터졌다. 이제 자야겠다.


2015.2.15. 15:12
외출을 나왔다. **PC방이다. 어제 저녁 갑자기 결정 난 외출이다.
PC방에는 전입 간 A상병이 있었다. 저녁에 밥이나 한 끼 먹자고 했다.
2차 휴가를 갔다 오니 그는 없었고 이후로 처음 본거다.
결재한 게임이 다운로드 되길 기다리며 김훈이 새해에 프레시안에 쓴
세월호에 관한 글을 봤다. 명문이었다. 울 뻔 했다.
2015.2.15. 16:10
다운로드 다됐다. 이제 다 때려 부수고 죽이겠다.


지리산닷컴도 개편 디자인해야 하고 다른 지리산 이름 붙은 작은 사이트도 만들어야 한다.
토, 일요일 이틀 동안 두 개 다 만들면 좋겠다. 집중력을 가지면 가능한 일인데 최근에
그런 경우가 없었기에 잘 모르겠다. 이전에는 스스로를 다그치면 좀 돌아갔는데 최근엔
내가 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4dr@naver.com



Atachment
첨부 '1'
  • 살진반달 2015.03.14 08:09
    요즘 이장님의 근황과 아드님이 휴가 받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극명한 대조! 캬~

    아니라고 부정하시지만,
    이장님 증상을 보면 딱 갱년기인데..... 흐흐흐

    글을 보니....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네요.
    아드님 넘 멋져요.
    탐나요.
    울 큰 딸 스무 살! (뭔소리?ㅋ)
  • 4dr 2015.03.14 20:41
    갱년기라...
    사돈이라...
  • 문인화 2015.03.14 09:55
    ㅋㅋㅋ아드님이 아버지를 닮아 글을 재미나게 잘 쓰시네요ㅎ 피는 못속이나 봐요ㅎ 특히" 다운로드 다됐다 이제 다 때려 부수고 죽이겠다" 이 부분에서 빵터졌어요ㅎ
    저도 이장님처럼 얼굴책 구경이 일상중 하나인데ㅎ
  • 4dr 2015.03.14 20:42
    피를 속이면 큰일나죠.
  • baum 2015.03.16 07:59
    '김훈, 세월호' 프레시안에 가서 열심히 찾았더니,
    2015년 1월 1일 '미디어다음'에 기고된 글이네요.
    지적질의 지적 가능성에 주저됐지만, 저처럼 쫓아가 볼 분을 위해...
    글 읽고, 글 쓰는 자식 부럽습니다...
    얼굴에 열심히 그리고, 쓰는 딸 있습니다!
  • 4dr 2015.03.16 14:16
    감사합니다. 저도 그 무렵에 페북을 통해서 읽은 듯한데...
    제 아들은 책 열 권 읽고 백 권 쯤 읽은 티를 내는 스타일이죠. ㅎ
  • baum 2015.03.16 08:11
    "이전에는 스스로를 다그치면 좀 돌아갔는데, 최근엔 내가 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는 제게도 이 말이 딱 맞았는데,
    지금은 "스스로를 다그치"는 일 자체가 안돼요.
  • 4dr 2015.03.16 14:17
    오늘 낮에 아랫 마을에서 항상 일을 하시는 거의 눈 먼 팔순 노인을 보면서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저런 저의 자세와 태도랄까...
  • 파르티잔 2015.03.16 13:39
    그러니까
    가려다가 일이 많다고 하여 차만 바라보고 돌아왔답니다.
    그냥 가서 커피나 한 잔 할 껄 그랬군요.
  • 4dr 2015.03.16 14:18
    저 한 달에 커피 생두 5kg 소비하는 남잡니다. 오세욘. 제 차 보이면.
  • 미야씨 2015.03.19 14:04
    최근엔 내가 내 말을 잘 듣지 않는다....이게 무기력일까요??...저도 요즘 그렇거든요.
  • 4dr 2015.03.19 16:31
    아뇨.
    미야씨는 원래 말을 잘 듣지 않았던 사람이구요.
  • 미야씨 2015.03.27 11:48
    아하하하..오늘에서야 이 댓글 발견.
    이장님이 아직 잘 몰라서 그러시는가본데요.....저 되게 착하고 바른사람이에요~~~. ^^
  • 4dr 2015.03.29 09:57
    예, 전혀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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