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8.7



서유기, 월광보합과 선리기연. 각각 1,2편의 영화.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자세히 하기 힘들다.
세번 정도 보았는데 좀 복잡한 편이다.
그래서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월광보합과 선린기연을 오가며 나오는 조연들의
역할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하기 힘들다.
오늘 낮에 리버 피닉스에 관한 검색을 하다가 오른편의 영화 검색순위에 올라있는
'주성치'라는 이름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클릭해서 들어가서 몇몇 블로그들을
돌아보다가 선리기연 마지막 장면에서 나왔던 음악을 포착했다.
이전부터 그 음악을 잡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다.
지금 나오고 있는 음악이다.
마카로니 웨스턴 스타일의 리듬에 중국어 가사가 올려지니 좀 어처구니 없는 경향도 있지만
중국 대중음악 또는 영화음악에 나왔던 노래들은 대부분 장면과 결합할 때 위력을 발휘한다.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이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주성치는(손오공은) 바나나를 씹어면서
길을 떠나지 않았는가.

영화의 줄거리는 내가 직접 쓰기는 힘들고...
http://blog.naver.com/wooriruby.do?Redirect=Log&logNo=120002644052
블로그에서 가지고 온 글로 대신한다. 좀 지루하면 읽지 않아도 무방하고.
오늘 1963에서 내가 쓸 수 있는 이야기는 주성치라는 천재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와
어제 이야기와 이어지겠지만 애틋함과 싸구려 감성의 소중함에 대한 것이다.






월광보합의 첫 장면은 손오공이 삼장법사의 말을 거역하고 서역으로 가는
여정을 포기하고 관세음누님에게 반항을 하다가 벌을 받게 되나 그를 불쌍히 여긴
삼장법사가 자신의 목숨과 바꾸어 손오공에게 환생의 기회를 준다는 것으로 시작된다.
환생한 손오공의 후생(後生)'지존보'는 사실 '손오공'과는 다른 인물 같다.
아직 손오공으로서의 자각을 갖지 못한  지존보의 영혼을 그대로 갖고 있다.
따라서 월광보합에서 '백정정'을 좋아하는 것은 지존보의 영혼이지 손오공의 영혼이 아니다.
또한 백정정 역시 지존보를 좋아한 것이지 손오공을 좋아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요괴의 본 모습을 비추어 준다는 조요경에는 지존보의 모습만 비추어 질뿐이다.
월광보합은 말그대로 보릅달에 비추면 과거나 미래로 돌아 갈 수 있는 타임머신 같은 것인데
'월광보합편'의 마지막에 춘삼십랑과 지존보의 관계를 의심한 백정정이 자결을 하자 이를
되돌리기 위해 지존보는 월광보합을 이용하여 과거로 돌아 갈려고 했으나 잘못 되어
50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이로써 '선리기연편'이 시작 된다.
첫 장면은 지존보가 자하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 되는데 자하가 지존보의 월광보합을 빼앗고
지존보의 발바닥에 세개의 점을 찍음으로써 지존보는 손오공의 영혼을 각성 하게 된다.
이때 조오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았을 때 손오공의 모습이 나타나게 된다.
즉, 이들의 만남은 지존보와 자하의 만남이 아닌 손오공의 영혼과 자하의 만남이 되는 것이다.
이때 손오공의 영혼을 각성한 지존보가 쉽게 자하의 자청보검을 뽑을 수 있게 된다.

자하는 원래 언니 청하와 함께 부처님을 섬기는 등불의 심지를 하던 신선과도 같은 자들이었으나
"신선보다 원앙이 그립다"
"신선도 뭐도 아닌 사랑이 고통스러울 뿐이다" 라고 하며
자신의 자청보검을 뽑는 자와 결혼하고자 한다. 결국 자청보검을 뽑은 지존보,
즉 손오공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지존보는 미래에 죽게 되는 '백정정'만을 그리워하며 다시 미래로 가기 위해
월광보합을 되찾으려고만 하며 자하를 거절한다.






다시 만나게 되는 '백정정'은 사실 '춘삼십랑'과 함께 미래의 반사대사의(자하) 제자가 되는
요괴들인데 다시 지존보와 만나게 된다. 지존보는 당장 결혼하자고 하나 이를 믿을 수 없는
정정은 지존보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 심장에게 묻는다. "그가 한말이  사실인가요?"
아마도 심장은 맞다고 대답 했을 것이다. "그가 나를 가장 좋아하나요?"
심장이 뭐라고 대답 했는지 나로서는 알수 없지만 정정은 편지에
"당신의 심장에 그녀가 놔둔 물건을 보고 500년 후에는 아마 내가 아닌 그녀를 찾을 것 같아요"
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간다.

50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정정을 증오하는 춘삼십랑의 칼에 죽게 되는 지존보는
자신의 심장에 남겨진 것이 자하의 눈물임을 알게 되지만 모든 인간사의 덧없음과
어리석음을 깨닫고  인간사의 정에 마음이 움직이면 머리를 죄어오는 금강권을
스스로 쓰게된다 .
제천대성으로 거듭난 손오공은 이미 속세의 연을 끊은 몸.
어쩔수 없이 다시 자하를 거절하고 우마왕에게서 삼장법사를 구출하여 서역으로
불경을 찾으러 가려한다. 결국, 손오공의 사랑을 얻지 못하고 자하는 손오공 대신
우마왕의 칼을 맞게 되어 죽는다.
"내 낭군은 영웅중의 영웅이고 언젠가는 구름을 타고 나를 데리러 올거라네...
첫부분은 맞췄지만 마지막은 맞추지 못했어"


여기까지가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퍼온 글이고
지루할 것 같아서 중간 중간에 스틸을 몇장 삽입했다.






원래 자장면 영화는 잘 보지 않는 스타일인데, 나의 뇌리에 새겨진 중국영화의 전형은
외팔이 왕우의 이미지였다. 어린시절 백수로 지내던 외사촌 형은 나를 데리고 마을의
2본동시 상영관엘 갔고 그곳에서 내가 가장 많이 본 것은 중국무협액션영화였다.
내 발로 극장을 찾아다니기 시작하면서 그런 스타일의 영화는 유치한 것이었고
뭔가 폼나는(지적이고 예술성이 거시기한 영화를 찾아다니는 시기가 있지 않은가) 영화를
쫓았던 오랜 시간들을 지나서, 한동안 영화보기를 게을리 했던 몇년의 시간이 지나고
90년대 초반 어느날 동숭아트센터에서 '베를린 천사의 시'를
보다가 박차고 일어난 이후 이른바 예술영화를 내가 찾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 영화를 본 것은 우연이었다.
90년대 중반 몇년 동안 어머님과 내가 명절 음식을 준비해야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추석이었을 것이다. 전을 굽고 TV를 보는 전형적인 자세였는데 그때 서유기라는 영화를
TV에서 방영을 했다.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중국영화에 관심을 두지 않았으니 주성치라는 배우를
내가 알 바 없었고 그냥 귀만 열어 놓고 있었다. 더빙된 TV영화니 더더욱 볼 이유는 없었고.
하지만 뭔 저질 코미디 같이 출발한 영화는 서서히 나의 눈을 잡아두기 시작했는데
웃음 가운데 눈물, 아주 쉬운 대사 가운데 불쑥 불쑥 등장하는 의미심장한
몇마디 대사들이 귀에 들어왔다. 중국영화에서 대사는 항상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동방불패에서 임청하가 천길벼랑으로 떨어지면서 '누구를 구하겠는냐' 는 대사가 그랬고
백발마녀전에서 역시 임청하가 '왜 나를 믿지 않았느냐' 는 대사를 날렸다.
아주 평범한 대사들이다. 헐리우드 감각으로는 마치 부르스 윌리스가 악당들 앞에서
위기에 쳐했을 때 침을 찍 뱉으며 갈기는 농담 같은 흔한 말인데
이 쉬운 말로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모든 것을 말해 버린다.
그냥 삼장법사가 서역으로 가는 길에 손오공이 이런 저런 괴물들을 물리치는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는 전혀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들어온다.
완전한 악당도 완전한 선인도 없다. 제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뭐랄까...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서유기 두편의 영화를 본 사람들, 주성치 메니아들은 누구나 위 사진의 장면을
명장면으로 추천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나 역시 TV에서 마지막 장면을 보고 '절창이다'는 탄성이 나왔다.
그리고 '저 사람 누구야' 라는 의문이 생겼고 그는 주성치였다.
이 영화에서 아주 매력적이었던 저 여인은 주인(株茵)이라는 배우다.
장면 설명을 좀 해볼까.

다시 500년후 환생한 자하[주인(株茵]와 지존보[주성치(손오공)]가 성벽 위에 서 있다.
우마왕과의 전쟁에서 자하를 포기하고 월광보합을 이용해서 500년 후로 돌아온 손오공이
성벽 위의 두사람을 보고 있다.
삼장과 서역길을 재촉하던 손오공은 잠시 아주 짙은 번뇌에 빠진다.
손오공은 지존보의 몸으로 들어가서 자하의 소원을 이루어준다.
그리고 지존보의 몸을 빠져 나와 다시 길을 떠나는 장면인데 자하, 株茵이라는 여배우의
표정연기가 좋았다.

서유기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명대사,

"전 과거에 사랑을 앞에 두고도 아끼지 못하고 잃은 후에야 큰 후회를 했습니다.
인간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 후회하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다시 기회를 준다면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만약 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겠습니다."

'중경삼림'에서 금성무가 했던 대사라고 한다. 완전히 패러디 한 것이다.
물론 위 사진의 성벽 장면은 동사서독을 그대로 패러디 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동사서독과 중경삼림을 모두 보았지만 오직 서유기에서의
장면과 대사만 기억에 남아 있다.

주성치는 내가 볼 때 요즘 같은 세상에 보기 드문 천재다.
내가 본 그의 영화는 세편밖에 없다.
서유기, 희극지왕, 소림족구.
나 같은 정도의 사람을 주성치 메니아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나는 그의 재능에 감탄한다. 재능에 감탄하기 위해서는 '감동' 이라는 장치를
필요로 하는데 그는 아주 쉽게 그것을 만들어낸다.
그것도 아주 유치하고 천박한 방식으로 만들어 낸다.
'아, 유치해'라는 의식 조차 무색하게 그는 나의 무릅을 꿇게 만든다.
주성치는 이 강력한 싸구려ism, 유치ism 을 들이밀며
'사는게 그렇게 고고하냐?' 라며 웃는 듯 하다.

'어이, 사는 문제에서 어깨 힘을 좀 빼지, 그리고 좀 솔직해 지지 응?'
세끼 밥먹고 똥싸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놈만 제외하고...
그것이 바로 내가 아는 주성치가 내게 던지는 메시지다.

오늘 '영화마을'에 갔는데 누가 서유기를 빌려갔다.
틀림없이 몇번째 보는 인간들일 것이다. 오늘은 리버 피닉스의 아이다호를
빌렸지만 반납하러 가는 길에 서유기를 빌려올 생각이다.
음악의 제목은 一生所愛 라고 한다.

그리고 혹 이 두편으로 나누어진 한편의 영화 DVD나 비디오, VCD 정보가
있다면 좀 주시면 고맙겠다. 디빅으로 영상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 모니터로 영화 보는 것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4d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