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8

조금 전 11:00 가까이 되어 일을 스스로 강제적으로 종료했다.
두어시간 더 하면 어떤 사이트의 서버페이지 타입까지 뽑아 낼 수 있었다.
대략 메인을 뽑아내고 서버는 다음날 하는 편인데
오늘은 평소보다 좀 더 많은 작업시간을 투여했고 집중력도 있었다.
사실 나의 요즘 작업 시간은 6시간을 넘기기 힘들다.
그럭 저럭 흡족한 과정이기에 계속 달릴까하다가
포토샵에서 일러스트로 작업을 이동해야는 시점에서 그냥 스스로 멈추었다.
이전 같았다면 멈추는 것이 가능한 일이었을까...

그리고 오늘분 1963을 쓸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장시간 모니터를 보고 나면 눈을 중심으로 얼굴이 멍멍하다.
멍멍하다는 표현이 적당한지 모르겠는데...
결론적으로 그냥 '쉼(내용없습니다)'를 하고 싶었다.
참 이상한 성격인 것이, 그냥 쓰기 싫거나 할 말이 없으면 쉬면 되는 것인데
나에게 일정한 강제성을 부여하는 습관이 있다.
어머님 병원시절에 상당한 시간 동안 쉬다가 다시 시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확실히 습관이란 길들이기 나름이고
습관을 버리는 것 또한 아주 쉽다.
내 사이트로 인해 스스로 압박받고 그로 인한 관계의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뭐 먹을 것 있다고 의무조항 같이 주절거리는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이곳에 글을 올리는데 나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특별한 여행이나 불현듯 하고 싶은 이야기, 아주 간혹 스스로 기획하는 이야기를
올리는 경우가 있지만 전체의 30%를 넘지 않을 것이다.
대개는 사진을 한장 고르고, 그 고르는 동작 중에 사진을 보면서
'이런 이야기가 적절하겠군' 하는 생각을 한다.
낮부터 조금 전까지 집중력을 소진한 터라 오늘 같은 경우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가능하면 이틀은 쉬지 말자'는 생각으로 그냥 앉는다.

특별하게 새로이 찍은 사진이 없기 때문에 후보 선수로 대기 중인
사진을 한장 고르는데 이 사진을 사용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가물거린다.
일단 사이즈 제단을 하고 내 사이트를 찾아보니 이미 사용한 사진이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 증상이 보인다.
'내가 이전에 이 이야기를 했나 안했나' 하는.
일일히 찾아보고 확인하기는 나도 귀찮고 난감하다.

이전에 마감 정해진 글을 쓸 때면 항상 괴로웠다.
아주 간혹은 극단적으로 괴로운 경우도 있었는데 언젠가 이야기했지만
내가 해 본 일 중에 가장 피 말리는 일은 만들어지지 않는 글 붙잡고
아둥바둥하는 일이다. 인쇄를 해버리면 끝이기 때문이다.
기고하는 매체가 있어 원고청탁이 들어와서 쓰는 글도 아니고
이곳에서 글 안쓴다고 누가 나에게 불이익을 줄 것도 아닌데
스스로 밧줄을 만들어서 목을 들여 놓고 있는 꼴이니
사람 참 제 얼굴 생긴대로 놀고 자빠졌다.

사람들은 블로그마다 제 각각의 제목을 달고 있다.
그런데 나의 이곳에서의 글쓰기는 도대체 뭔가.
세월은 빨리도 흘러 이곳에서 주절거린지도 일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아무리 후회되어도 삭제하지 않는다' 는 스스로의
원칙으로 쌓아온 허망한 글씨 쌓기 놀이를 계속 해야 할까.

4d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