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r Date : 2004/10/17


2004.10.16

영후의 생일을 소문내지 않고 넘어가려 했는데 영후사이트에서
상보가 글을 올렸으니 그 핑계로 영후에 대해 몇 마디 한다.
소문내지 않으려 한 것은 서울로 올라 온 이후 아빠와 엄마 주변의
많은 삼촌과 이모(또는 당사자 주장 형과 누나들)들로 부터 시도 때도 없는
선물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그런 선물들을 나 역시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 들였으니
영후 사이트를 통해서 그런 것들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그것이 선물 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표시의 한 방편으로 생각했기에...
하지만 이후 그런 알림 자체가 타인들에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였다.
물론 영후 주변의 많은 맞벌이 부모를 둔 친구들이 때로 영후가 받은
선물을 부러워 하는 기색을 보이곤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가능하면 선물은 소문을 내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너무 쉽게 손에 넣는 습관이 든 것 같다는 판단.
스스로의 힘으로(저축 같은 것 말이다)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는 것이 아닌 바에야 인생 너무 쉬워지는 것 같다는 그런 부모 같은 생각들.
물론 그 시발은 나로부터 시작이 되었겠지만...

이제 열두해 생일을 맞이했다.
태어난 날.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제 할아버지가
간호사가 데리고 나온 영후의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손발 얼굴 검사를 했는데 그때 영후는 눈을 딱 뜨고 있었다.
"됐다"
아버지의 말씀은 그것이 다였는데 이름은 진작에
당신이 지어 놓고 계셨다.
이제 열두해가 흘러 혼자 집에 있어도 별 문제가 없고
간혹 지나치게 집에 많이 있는 엄마 아빠가 걸리적 거리기도 하는 모양이다.
가능하면 수요일(4교시)은 제 친구들 불러서 게임방 삼아 놀라고
집을 비워줘야 할 판이다.
곧 닥칠 사춘기가 오면 몸과 마음이 요동을 칠 것이고
수염자리가 잡히고 거시기에 털도 몇가닥 자리를 잡은 것을
목욕탕에서 확인하는 날이 오면 나와 윤진이 겪어야 할 과정은
전혀 새로운 국면이 될 것이다.

저축을 가르쳐야겠다.
내가 가지지 못한 기능인데 내가 가르쳐야겠다.
지난 번에 민영이에게 얻어 먹었다고 오늘은 니가 쏴야 한다는
발상 같은 것이 습관이 되지 않도록 할 생각이다.
뜬구름 잡는 인생을 피하고
뭔가 구체적인 계획 속에서 살아 갈 수 있는
아이로 키워야겠다.
어쩌면 이미 늦었을 것인데 그렇게 나쁜 아이가 아닌 듯 하니
가능은 할 것이다.
큰길 건너편으로 복합상가가 들어오고 극장이 들어오더구나.
내년에는 너 혼자 그곳으로 영화를 보러 가겠지.

4d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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