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r Date : 2004/11/19


2004.11.19

장을 보러 갔다.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식단표를 짜는 방식은 나와 맞질 않고 우리집은 오후가 되면
'오늘은 뭘 좀 먹을까' 라는 문제가 최대의 화두로 등장한다.
어제 식단에 대해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던 나는
오늘은 오징어로 결정하고 시장으로 갔다.
늘상 거래하는 생선가게를 지나쳤다.
얼마 전부터 그런 결정을 내린 상태다.
아주머니 착하다는 장점 때문에 이용했는데 여튼 전반적으로
물이 좋지 않으니 결국 우리 가족은 그집을 포기했다.
젊은 친구들이 운영하는 활발해 보이는 생선가게로 갔다.
'횟감으로 드셔도 됩니다'
과연 그럴까... 싱싱해 보이기는 한데.
집으로 와서 바로 몇점을 썰어서 맛을 보았다.
아주 좋은 횟감상태는 아니었지만 여기는 서울이다.
몸통은 횟감으로, 다리는 통째로 소금과 후추해서 굽기로 결정.
오늘 오징어 다리는 횟감으로 먹기엔 좀 큰편이다. 소화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물오징어를 통째로 그냥 아무런 양념없이 소금구이 해먹어보시기 바란다.
칼집 넣고 어쩌구하는 모양 내고 이론에 입각한 조리 말고
그냥 감각에 맡기고 통째로 구워라.
초장은 오래전부터 숙성된 상태의 것이 있다.
이것에 그때 그때 고추장과 고추가루, 식초를 더해서 먹는다.
이전의 숙성된 초장과 항상 혼합되고 남겨진다.
두마리 삼천원짜리 오징어로 오징어 잔치를 한다.
무우가 좋은 계절이다. 오징어, 갈치, 생태가 좋은 계절이다.
내일은 싱싱해 보였던 갈치를 해 먹어볼 요량이다.
무우 숭숭 썰어 넣고, 좀 짜고 매운 갈치찌게로.
본심은... 이런 음식을 제대로 하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것이다.
감포바다가 보고 싶다. 새벽 감은사도.
그 바닷가에서 생복국도 먹고 오징어 물회도 먹고.
연신내 재래시장에서 대안사냥을 하며 밀림을 꿈꾸는 일상이 있기에
마침내 그곳에 당도했을 때 만족할 수 있는 것이다.

4dr@naver.com